시(詩)2015. 4. 1. 17:54

그것의 바깥

 

그것의 바깥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가

시간과 공간이 비틀어진 곳에 가면

상대적으로

아니 훨씬 신비롭게

시간이 느리게 아주 느리게 흐르는

그것의 바깥 공간이 있다

새벽 세 시쯤 잠에서 깨어나면

마주하게 되는 우주의 중력이 있는데

그것에 존재를 터놓는 순간

나는 꿈을 꾸듯 공간 이동을 한다

거기에 가면 언어를 잃어버리는데

온갖 의미를 언어적으로 만질 수 있고

거기에 가면 감각이 멈추는데

표현이 불가능한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그것의 바깥,

거기에 가면 가장 좋은 것은

동심의 시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인데

거기에 한 번 다녀오는 날이면

나는 어린 왕자로 다시 태어난다

그런 날이면

분명

모자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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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