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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02 초월적 질서에서의 해방 1

초월적 질서에서의 해방

 

"초월적 질서에서의 해방, 즉 종교적 기초 위에 세워진 모든 전제에서의 해방이 근대 정치의 본질적 특징을 이룬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는 자본이 새로운 초월성으로, 새로운 주인으로 등극하는 순간 버려진다. 정치는 이로써 다시 노예 상태에 빠지고 만다. 정치는 자본의 하수인이 된다"(심리정치, 18).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다. 종교의 본질은 '해방'인데, 역사를 보면 종교가 '억압'으로 작용해 왔다. 그래서 근대의 혁명은 억압적인 종교로부터의 해방을 꿈꿨고 이루어냈다. 그런데 역사는 '자유'로 귀착하지 못하고 결국 또 다른 '억압'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자본()'이다.

 

신화적 세계관 속에서 종교가 초월적인 질서를 제공하는 절대권력으로 군림했다면, 지금의 신자유주의 시대는 '자본이 초월적인 질서를 제공하는 절대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다. 지금 시대는 종교조차도 자본의 초월적인 질서안으로 재편된 것 같다. 다시 말해, 종교는 자본과 싸움이 안 된다.

 

지금 시대는 한 편의 <메트릭스> 영화를 보는 듯 하다. ‘자본이라는 메트릭스에 종속된 모든 인류와 모든 사회 시스템, 그 안에서 세상은 꿈꾸듯돌아간다. <메트릭스> 영화에서 보듯, 개인(인류)은 자신이 착취 당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착취 당한다. 자본이 절대권력인 세상에서 개인(인류)는 자기 자신이 착취 당하는 것조차 모르며 꿈을 꾸듯하다 존재가 소멸되고 만다.

 

종교는 이제 오랜 세월 동안 초월적인 질서를 아래서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인류와 역사에 말할 수 없는 해악을 끼쳐왔던 것을 반성하며 그것에 대한 죄값으로 자본에 억눌림 당하고 있는 인류와 역사의 해방을 위한 전사로 나서야 한다. 그러나 그 길이 묘연해 보인다. 자본에 잠식된 종교가 이미 그 길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형편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 갈팡질팡 마음만 바쁘다.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