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2017. 8. 11. 09:35

에바브라

(골로새서 1:1-8)

축구 좋아하는 사람은 박지성의 맨유 절친 에브라를 안다. 그 에브라를 생각하면, ‘에바브라라는 이름을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성경에는 에바브라와 비슷한 이름이 나온다. ‘에바브로디도이다. 물리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렇게 이름이 비슷하고 헷갈리는 이유는 헬라어를 우리 나라 말로 번역해서 그렇다. 에바브라는 ‘ephabras(에바브라스)’이고, ‘에바브로디도‘ephabrotitus(에바브로티투스)’이다. 완전히 다른 인물이다.

 

어느 곳에나 일꾼이 있다. 에바브로디도는 빌립보교회의 일꾼이다. [오직 내게는 모든 것이 있고 또 풍부하니라. 에바브로디도 편에 너희가 보낸 것들을 받았으므로 내가 풍족한데 이것은 달콤한 냄새의 향기요 받으실 만한 희생물이며 [하나님]을 매우 기쁘게 한 것이니라.]( 4:18)


빌립보서는 옥중서신이다. 옥에 갇혀 있는 바울이 쓴 빌립보교회에 보내는 편지를 가져다 준 인물이 에바브로디도이다. 그리고, 빌립보교회는 에바브로디도를 통해서 옥에 갇혀 있는 바울이 쓸 물건들을 공급해 주었다. 덕분에 바울은 감옥 생활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는 것은 도움의 손길 때문이다. 서로의 어려움을 돌보는 사이가 되기를 바란다. 사도행전에서도 사람들이 성령을 받으니까 벌어진 일 들 가운데 하나가 그런 것이다. “믿는 사람들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나눠주며…”( 2:44-45).

 

에바브로디도에바브라디도가 합쳐진 말로 잘못 아는 사람이 있다. 아니다. ‘에바브로디도는 그냥 고유한 이름이다. ‘디도라는 사람은 다른 인물이다. ‘디도는 그리스 사람인데, 바울의 또다른 동역자로서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갔던 인물이기도하고( 2:1), 무엇보다 그는 고린도와 크레타 섬에서 사역했으며, 바울의 편지를 고린도에 전달한 사람이기도 하다. 신약성경에서 꼼꼼히 성경을 넘기지 않으면 존재가 있는지도 모르고 넘어가게 되는 두 개의 서신서가 있다. 첫째는 빌레몬서이고, 둘째가 디도서이다. 빌레몬서는 1장이고, 디도서는 3장인데, 짧은 3장이다. 그래서 존재가 확인되지 못할 때가 많다. 디도서의 주인공이, 바로 디도이다. 디도는 크레타(그레데) 섬에서도 목회를 하며 복음을 전했는데, 아주 쉽지 않은 지역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바울의 동역자 중 가장 힘든 곳에서 목회한 사람이 디도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크레타 섬 사람들의 나쁜 습성 때문이다. 크레타 섬 사람들의 가장 나쁜 습성은 거짓말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디도서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레데인 중의 어떤 선지자가 말하되 그레데인들은 항상 거짓말쟁이며 악한 짐승이며 배만 위하는 게으름뱅이라 하니 이 증언이 참되도다”( 1:12-13).

 

그런 크레타 섬에서 목회한 디도 (목사님)에 비하면, 내 목회 환경은 양반이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물론, 공사다망하셔서 우리가 한 자리에 다 모이기 힘들기는 하지만). (공사다망이란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이 많아서 바쁘다는 뜻인데, 이렇게 쓰이기도 한다.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이 많아서 바쁘면, 다 망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내가 이 일을 왜 하는 지잠시 멈추어 서서 성찰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뜻이다. 주일을 지키는 일이 그런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오늘 본문의 주인공인) ‘에바브라는 골로새 사역자이다. 이방인의 사도였던 바울은 소아시아와 지중해 지역의 여러 곳을 다니며 많은 교회를 세웠지만, 골로새 교회는 바울이 세운 교회가 아니다. 골로새 교회는 에바브라가 세운 교회다.

 

에베소라는 곳이 있다. 이 곳은 바울이 소아시아지역 복음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은 곳이다. 에바브라는 이곳에서 사도 바울에게 제자훈련을 받고, 고향(골로새)으로 돌아가 교회를 세운다. 에바브라는 골로새 뿐만 아니라, 인근지역인 라오디게아와 히에라볼리에도 복음을 전한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통해, 사도 바울은 에바브라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 마음이 오늘 말씀에 담겨 있다. “(에바브라)는 너희를 위한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꾼이요 성령 안에서 너희 사랑을 우리에게 알린 자니라”(7, 8).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꾼”, “성령 안에 있는 자”, 이러한 칭찬을 듣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에바브라를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꾼으로, ‘성령 안에 있는 자로 인정한다.

 

위에서 소개한 에바브로디도, ‘디도, ‘에바브라는 모두 이방인이다. 유대인의 성경인 구약을 아는 자들도 아니고, 유대인의 율법을 아는 자들도 아니고, 유대인의 메시아 사상을 아는 자들도 아니었다. 그들은 오직, 성령의 능력 안에서 사도 바울을 통해서 복음을 들은 자들이었다. 이들은 복음을 듣고, 예수를 그리스도 고백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들의 모든 삶을 바친 사람들이다.

 

복음에는 능력이 있다. 로마서에 이런 말씀이 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1:17). 복음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가 능력이다. 그 하나님의 의는 예수 그리스도이다. 복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 능력이 나타난다.

어떤 에너지, 알 수 없는 힘이 우리의 인생을 일으키고 새롭게 한다.

 

복음의 능력이 아니고서, 어떻게 에바브로디도가 빌립보교회와 옥에 갇힌 사도 바울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며 빌립보교회와 사도 바울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었겠는가. 복음의 능력이 아니고서, 어떻게 디도가 크데타 섬 같이 목회 하기 어려운 곳에서 사명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복음의 능력이 아니고서, 어떻게 에바브라가 자신의 고향 골로새에 교회를 개척하고, 그것도 모자라 주변 지역인 라오디게아와 히에라볼리에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겠는가.

 

나는 우리들이 복음을 듣고, 그 능력에 사로잡힌 이 시대의 에바브로디도, 디도, 에바브라인 줄로 믿는다. 우리가 바로 복음의 능력에 사로잡혀, 성도의 쓸 것을 힘써 공급하고, 어려운 상대이지만 좌절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며, 성령 안에서 신실한 일꾼이 되어 전도하고 선교하며 교회를 개척하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믿음의 자녀인 줄로 믿는다. 우리 모두, 이 시대의 에바브로디도, 디도, 에바브라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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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