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극복하는 법

 

그는 "외로움은 주관적 고통"이라며 "원하는 사회적 관계와 누리고 있는 사회적 관계 사이의 차이가 바로 외로움"이라고 강조했다.

ㅡ 딜립 제스트 박사, UCSD 교수, 국제노인정신의학회지에 발표한 내용 중

 

원하는 사회적 관계와 누리고 있는 사회적 관계의 차이를 좁혀 나가는 것이 외로움을 덜어내는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제스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지혜의 수준과 외로움 사이에 역학관계가 있다고 한다. 지혜가 많은 사람은 외로움을 더 느끼지만, 지혜가 없는 사람은 외로움을 더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지혜가 외로움을 막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경의 대표적인 지혜서인 잠언과 전도서는 이렇게 말한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 1:7).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 그리하라"( 12:7).

 

이것이 종교적인 언어로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은 매우 실존적인 언어이다. 제스트 박사가 신기해하고 있듯이, 지혜는 외로움을 덜어내는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강제성을 띠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것도 자기의 삶 안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실존적인 언어를 종교적인 언어로 바꾸는 이유는 종교의 힘을 빌어 실존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절실함이 스며든 지혜이다.

 

인간은 외롭다. 이데아의 자아와 현실의 자아 사이에 언제나 괴리와 부조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두 자아 사이의 일치를 꾀하기 위해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지혜이다. 그 지혜란 무엇인가? 그것은 끊임없이 창조주를 기억하는 일이다. 다른 말로 바꾸어 표현하면, 지혜란 끊임없이 우리 인생의 유한성을 기억하는 일이다.

 

인생의 유한성을 기억할 때, 우리의 존재는 조만간 세상에서 없어진다는 것을 기억할 때, 인간은 헛된 꿈을 꾸지 않으며, 이데아의 자아와 현실의 자아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이상의 일을 하려 드는 무모한 삶을 살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인생을 외롭게 만드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내가 원하는 사회적 관계와 내가 누리고 있는 사회적 관계는 얼마나 일치를 이루고 있는가. 나는 혹시 헛된 꿈을 꾸고 있지 않은가. 나는 혹시 잘못된 꿈을 꾸고 있지 않은가. 결국, 원하는 것이 없으면 외롭지 않다. 원하는 것이 없는 상태가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상태이다. 우리에게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 외에 무엇이 필요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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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