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에 해당되는 글 151건

  1. 2016.11.09 진(Gene) 1
  2. 2016.10.07 길을 걷다가
  3. 2016.10.07 흔적 1
  4. 2016.08.04 네가 아픈 이유
  5. 2016.07.07 여름 나무 3
  6. 2016.07.03 메시아
  7. 2016.07.02 프리지아 1
  8. 2016.06.11 마음 1
  9. 2016.04.24 고맙다
  10. 2016.04.20 1
  11. 2016.04.07 마흔 고개
  12. 2016.04.07 존재의 이유
  13. 2016.04.07 도마뱀의 탄식 1
  14. 2016.04.07 나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어
  15. 2016.04.07 고흐의 그림을 봤다 1
시(詩)2016. 11. 9. 03:05

(Gene)

 

너는 히스토리다

동시에 히스테리다

너는 모두 우성은 아니지만

너는 모두 현상이다

기억은 잊혀지지 않고

새겨진다

너의 안식은 쉼이 아니라

진화다

너는 같은 사건을 두 번 겪지 않아도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다

너는 용서가 아니라

트라우마다

영원성은 네 안에서 탄생한다

죽은 사람이 네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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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
시(詩)2016. 10. 7. 03:35

길을 걷다가

 

벽이든 낭떠러지든 앗질한 것이 앞에 있는 게 나아

그러면 눈을 감을 수 밖에 없거든

눈을 감으면 상상을 하든 기도를 하든

앗질한 것을 넘어서게 되거든

벽을 뚫고 지나가든 낭떠러지를 도약대 삼아 하늘을 날든 하거든

길을 가면서 눈 감을 일이 없다는 것은 불행한거야

눈을 감지 않으면 눈에 보이는 세계가 전부라고 착각하는 지루한 눈을 갖게 되거든

그것은 길을 끝까지 가보지 않았다는 불성실함을 보여주거든

길을 걷다가 앗질한 것을 만나거든 되돌아 갈 생각 말고 눈을 감아봐

눈을 감고 상상을 하든 기도를 해봐

앗질한 것 뒤에 있는 신세계가 어둠을 가르며 네게로 돌진해 오는 게 보일거야

눈을 감는 건 비겁한 게 아니라 최후의 수단인 거야

최후의 수단이 있는 한,

우리는,

길 걷는 걸,

멈출필요없는거야

 

* 앗질한은 아찔한의 의태어 (, 하고 놀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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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
시(詩)2016. 10. 7. 03:34

흔적

 

발자국은 몸이 눌리는 중력만큼 흔적을 남기지만

심장은 사랑의 무게만큼 흔적을 남긴다

돌아서서 갈 곳이 없다는 것은 축복이다

여기까지 힘들게 온 흔적에 대하여 걱정할 필요없다

네가 지우지 않아도 바람이 지운다

바람은 너를 따라다니는 운명이다

흔적이 깊이 패인만큼 바람은 세차게 분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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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
시(詩)2016. 8. 4. 05:04

네가 아픈 이유

 

네 눈이 아픈 이유는 불필요한 것을 봐서 그래

네 입이 아픈 이유는 불필요한 말을 해서 그래

네 귀가 아픈 이유는 불필요한 것을 들어서 그래

네 위가 아픈 이유는 불필요한 것을 먹어서 그래

네 심장이 아픈 이유는 불필요한 것에 가슴 뛰어서 그래

네 머리가 아픈 이유는 불필요한 것에 마음 써서 그래

네 손이 아픈 이유는 불필요한 것을 만져서 그래

네 다리가 아픈 이유는 불필요한 곳에 가서 그래

네 인생이 아픈 이유는 불필요한 희망을 꿈꿔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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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
시(詩)2016. 7. 7. 03:59

여름 나무


나무가 손 끝에 매니큐어를 발랐다.

한 여름

허공을 떠도는

태양의 심장을 더듬더니

열정이 차올라

아무렇지도 않게

빨개졌다.

곧, 사건이 터질 태세다.

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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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2016. 7. 3. 09:18

메시아


내가 지금 말을 걸고

마음으로 신뢰를 보내고 있는 사람은

그저 아무나가 아니라

심지어 죽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야.

그 사람은 마술사나 연금술사,

또는 사기꾼이 아니라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

아니 만나게 될 사람 중에,

아니면 평생 만나지 못하게 될 사람 중에

눈빛이 가장 선한 사람이야.

나는 이 사람이 들려준 인생 이야기가 좋더라.

우선 꾸밈이 없고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없는

화창한 날의 구름 같은 이야기야.

모르겠어,

내가 이 사람에게 자꾸 빠져드는 이유는

아마도 이 사람의 심장소리 때문인 것 같아.

이 사람의 심장소리는

어느 새로운 문명의 아침에서 들려오는 북소리 같아.

그 소리를 들으면

하늘이 열리고

별이 쏟아지고

태양이 녹고

달이 빛나.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구원이 돌진해 오는 것 같아.

나는 이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어보기로 마음 먹었어.

그래서

나는 숨을 죽이기로 했고

감각을 가만히 내버려두기로 했고

무엇보다,

도망치지 않기로 했어.

이제야 심장이 슬프지 않네.

들어봐,

내 심장이 이렇게 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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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
시(詩)2016. 7. 2. 03:00

프리지아

 

너를 떠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순간 싸이렌이 울렸다.

바다에서 선원들을 홀리던 싸이렌이

어떻게 육지까지 왔을까,

생각하는 순간 싸이렌이 멀어졌다.

내 머릿속의 생각과는 달리

내 눈 앞을 지나는 싸이렌은

빨간 색을 칠한 네모난 자동차였다.

저건 아픈 사람을 실어 나르는 장치인데,

너를 떠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순간 싸이렌이 울렸다는 건

내가 아프다는 뜻일까.

뜨거운 태양이 도착하지 못한

구름 잔뜩 낀 여름날 아침인데,

싸이렌이 멈춘 뒤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건

노란색 프리지아였다.

오늘은 아무래도

프리지아 꽃을 든 남자처럼

심장박동이 거칠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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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2016. 6. 11. 04:18

마음


나는 시동을 켠 채로 차마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
운전하고 싶은 것은 자동차가 아니라 마음이기 때문이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동키호테가 되어도 좋다.
전봇대를 향하여 돌진해도 좋다.

마음이 달린다.

우주가 뒤따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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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2016. 4. 24. 11:00

고맙다

 

콩팥이 고맙다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노폐물을 걸러내

오줌을 누게 해주는구나

 

대장이 고맙다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먹은 걸 걸러내

대변을 보게 해주는구나

 

허파가 고맙다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산소를 걸러내

숨쉬게 해주는구나

 

심장이 고맙다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피를 걸러내

생기를 돌게 해주는구나

 

뇌가 고맙다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생각을 걸러내

미치지 않게 해주는구나

 

고맙다 고맙다 고맙다

이렇게 세 번 말했을 뿐인데

나는 죽지않고 살아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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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2016. 4. 20. 01:24

 

꽃이 누군가에게 보이려고 꽃 피우더냐

꽃은 무심하다

너의 간절한 바람 때문에 피지 않는다

꽃의 허영이 꽃을 피우게 하지 않는다

꽃은 그냥 핀다

꽃은 발견되기 위해 피지 않기에

아무데서나

햇살만 따스하다면

자기를 꽃피운다

아름다움은 빈 마음이다

자기를 위한 마음도 없고

너를 위한 마음도 없다

그래서 꽃은

누구의 시선이든 받아주고

누구의 곁이라도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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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2016. 4. 7. 00:25

마흔 고개

 

드디어 죽음이 내 등 위에 올라탔다

이제부터는 언덕 아래로 고꾸라지는 거다

그 동안 언덕을 넘지 못할까 봐 얼마나 땀 흘려 왔던가

 

흙먼지가 나랑 같이 뒹군다

이게 시작인 거다

흙먼지랑 친해지지 않으면 안 되니까

 

청춘에게 죽음은 신기루지만

마흔 고개를 넘어선 인생에게는

오아시스다

 

이제 죽음의 샘물을 마시러 가는 거다

눈이 밝아지면

그때 비로소 생명이 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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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이유

 

너는 거기에 있어.

내가 발견해 줄게.

존재해봐.

존재한다는 건 기적이야.

기적을 포기하는 자는

못다 핀 꽃 한 송이보다 못한 거야.

못다 피더라도

존재했다는 것 때문에

그것은 영원성을 갖게 되는 거야.

그렇기에

하루살이도

태아도

사산아도,

어젯밤 허무하게 죽은

그 아이도,

영원히 살게 되는 거야.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왜 존재하겠어.

존재하는 게

왜 이렇게 힘들겠냐고.

너는 너기에 있어.

내가 발견해 줄게.

더 이상 두려워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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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의 탄식

 

이럴줄 알았으면 잠이나 더 잘 걸 그랬어.

겨울잠 자는 동안

추운지 몰랐고

세월 가는지 몰랐고

세상 변하는지 몰랐어.

그야말로 꿈 속에 살아서

한 숨 쉴 일 없어

팔랑팔랑 거렸어.

나를 깨운 건

지나가는 행인의

재채기였어.

어쩐지 나른했고

어쩐지 코가 간질거리더니

잠에서 깨어보니

아지랭이 춤추는

봄이 온거였어.

꽃내음을 따라

동그란 은신처를 빠져나와

첫발을 세상에 내디뎠는데,

글쎄,

이렇게 덫에 걸려버렸네.

나는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어.

꿈이었으면 좋겠어.

아직 잠에서 깬 게 아니라면 좋겠어.

하늘은 저렇게 푸르고

햇살은 이리도 따스한데,

내 몸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어.

인생 정말 일장춘몽이네.

나는 지금 덫에 걸린채

비닐봉지에 싸여 쓰레기통에 막 버려졌어.

이럴줄 알았으면 잠이나 더 잘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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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어

 

나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어

별빛도 좋고

달빛도 좋고

햇빛도 좋아

이건 너무 거창한가

그럼

창문에 나부끼는 별 그림자

출렁이는 강물에 새겨지는 달 그림자

버즘나무 밑으로 스며드는 해 그림자

이런 게 되어도 좋아

그림자도 빛이니까

이런 것도 거창하다면

반딧불이 빛이 되면 어때

아이들의 오그린 손바닥만한 빛이지만

한 여름 밤을 다 채우고도 남을 만큼

낭만적이잖아

다만

눈빛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만나본 세상의 모든 눈빛은

슬펐어

빛이 슬프면 안 되잖아

빛은 희망이어야 되잖아

나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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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그림을 봤다

 

고흐의 그림을 봤다

거기에 사람이 누워 있다

그 사람에게서 물감이 솟아난다

어떤 것은 하늘 색이고

어떤 것은 별 색이고

어떤 것은 나무 색이다

어떤 것은 밝은 색이고

어떤 것은 어둔 색이고

어떤 것은 희미한 색이다

그 사람의 표정이 밝으면

그 사람에게서 솟아나는 물감은

해바라기 꽃이 되고

그 사람의 표정이 어두우면

그 사람에게서 솟아나는 물감은

별이 빛나는 밤이 된다

고흐의 그림에서 사람을 봤다

이제 보니 고흐는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 사람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슬프지만 따스하다

그래서 고흐의 그림은

찬란한 휴머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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