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9. 1. 5. 11:00

무소식

 

가로등이 인상파의 그림처럼

허공에 걸려 있다

찌그러진 파동이

헐거워진 공기를 뚫고

담벼락에 부딪친다

밤은 멀뚱멀뚱 구경만 할 뿐

빛의 속도로 달려가지 못한다

구원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달은 기울고

은 열려 있던 창문을 마저 닫는다

길어진 가로등은

땅바닥에 기대어 잠들 생각인가 보다

낯에 타다 남은 햇볕이

군데군데 스며 있을 뿐

아무 데서도 기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무소식이 구원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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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