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 성자, 성령이라는 명칭의 의미]

 

'무기원'을 상정하는 온당한 이름은 '성부'입니다.

그리고 '무기원'을 지닌 낳음을 받은 자의 합당한 명칭은 '성자'입니다.

또한 무기원적으로 생기거나 발출 혹은 유출하는 존재의 적절한 이름은 '성령'입니다.

The Proper Name of the Unoriginate is Father, and that of the unoriginately Begotten is Son, and that of the unbegottenly Proceeding or going forth is The Holy Ghost.

(Gregory of Nazianzos, Fourth Theological Orations,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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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 성자, 성령에 대한 명칭을 '인간적인 관계'의 측면에서 이해하면 안 된다. 예수가 하나님의 '자식'이어서 '성자'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 하나님이 예수의 '아버지'여서 '성부'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

'성부'와 '성자'의 개념은 신학적인 개념이다. 하나님의 본질,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다. 더욱이, '성부'와 '성자'의 개념은 기독론의 발전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말하기 위해서 고안된 언어이다.

 

성자를 '독생자(only begotten son)'이라고 부르는 것도, 하나님에게 자식이 단지 한 명 뿐이다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 아니다. '독생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말하기 위해 고안된 언어이다. 하나님에게 '낳음을 입은 자'는 오직 '성자' 밖에 없다. 그래서 성자는 성부와 동일본질을 갖는다. 즉, 성자는 하나님이다.

 

성령에게는 'unbegotten'이라는 용어가 붙는다. 이것은 성자와 성령이 성부와 동일본질이기는 하나, 성자와 다른 위격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하나님과 예수의 신성(Godhead)을 '성부'와 '성자'로 표현하는 것은 가부장적 표현 방식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명칭을 굳이 여성적으로 바꾸려 한다면, '성모'와 '성녀'로 바꾸어야 할까?

 

'성모'는 이미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주어진 명칭이다. 그러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라는 명칭보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신성과 관계를 더 잘 설명해 주는 명칭을 고안해 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하려면, 교부들이 발전시킨 삼위일체 하나님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하여 일일히 반박하며 그 용어를 더 잘 개진시켜야 할텐데, 그게,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된 신학적 논의를 잘 간파하여, 이것이 가부장적인 표현이 아닌, 신학적 표현이라는 것을 충분히 숙지하여,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를 추구하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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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