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9. 10. 2. 16:46

신발

 

아버지 돌아가신 날

아버지 신으시던 신발도

갈 길을 멈추고 방황했네

 

따라 나설 길이 없어

정지해 있던 신발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자취를 감췄네

 

이제 그 신발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네

세상에 그렇게 많은 신발이 있어도

아버지가 없으니

아버지 신발은 한 켤레도 없네

 

평생을 따라 다니던 신발도 더 이상 따라 가지 못하는 곳에서

아버지는 무엇을 발에 걸치고 계실까

신발이 없으니

길을 나서지 못해

방황할 일도 더 이상 없는 것일까

 

, 신발을 신어보네

, 이렇게 찬란히 살아있네

가지런히 놓여 있는 신발을 신고 이렇게 길을 나서네

 

나를 따라 나서는 것은 신발 한 켤레뿐

신발이 없으면

방황도 못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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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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