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9. 1. 17. 18:01

아무 날의 도시*

작은 새 한 마리가

공중에 벌러덩 누워 있다

그가 유령이라도 된다는 듯 

햇볕은 새의 그림자를 만들지 않고

유유히 땅에 떨어진다

지나가던 개가 유령이라도 본 듯

공중으로 고개를 쳐들고

멍멍 댄다 

, 저 캐새키 

자전거를 타고 그곳을 지나던 

잠옷 입은 아저씨가

성질 난 이방인처럼 욕을 해댄다 

화들짝 놀란 개주인이

눈을 껌뻑이며 욕이 울려 퍼지는

공중으로 고개를 돌린다

개주인의 눈에

공중의 새가 들어와 박힌다

개주인은 빙의 한 듯

날개 죽지를 펄럭인다

날개 죽지 사이로 

무시무시한 음절이 탄생한다 

.. .. 

싸이렌을 울리며 전속력으로 지나가는 

경찰차 덕분에

그날 탄생하지 못한 마지막 음절은

.. 익 대며 급하게 선

옆집에 사는 정신 나간 아줌마의

빨간색 승용차 바퀴 사이에 갇혀 있다 

* 신용묵의 시 제목에서 따옴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품  (0) 2019.10.01
오후 2시의 햇살  (0) 2019.08.23
아무 날의 도시  (1) 2019.01.17
무소식  (1) 2019.01.04
파국  (1) 2018.12.14
최후의 사람  (0) 2018.11.27
Posted by 장준식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우재

    하하하하하하하 재미난 상황입니다. 유희 중 유희입니다.

    2019.01.19 06:12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