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6. 11. 26. 14:41

세월

 

왜 안 보이나 했더니

뒤에서 따라왔구나

나만 몰랐구나

뒤에 눈이 달렸다면

뒤돌아 너를 응시했을 텐데

 

자식이 등 뒤에서 찍어준

사진을 보고 이제서야 알았구나

내 등이 저렇게 굽었구나

내 다리가 저렇게 휘었구나

내 머리가 저렇게 빠졌구나

 

그동안 뒤에서 나 몰래 따라오느라

고생했구나

가는 것 중에

나와 함께 끝까지 가는 것이

너 밖에 없구나

이제는 나란히 가자 꾸나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혐오  (0) 2016.12.10
파도 2  (2) 2016.11.27
파도  (0) 2016.11.25
꽃과 벌  (0) 2016.11.18
아들의 얼굴  (1) 2016.11.14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