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6. 11. 14. 16:47

아들의 얼굴

 

어둠의 결을 따라 고이 잠든

아들의 얼굴에

점이 하나 둘 들어와 박힌다

 

무엇을 증명하려는 것일까

 

아버지는 어릴적

내 얼굴에 난 점을 센 적이 있다

 

네 얼굴은 밤하늘과 같다고

네 점은 별이라고

 

명랑한 눈을 지그시 감은

아들의 얼굴은 초롱하다

 

아홉 해 동안

아들의 얼굴에 네 개의 별이 떴으니

북두칠성을 보려면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북극성처럼 분명한

아버지의 아들이건만

 

아들의 숨소리는

별을 데리러 먼 데를 여행하고 있는

우주선 같다

 

잘자라 우리 아들

아버지 눈동자에 박힌 별이여

저물지 않는 샛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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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