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8. 10. 21. 08:34

죄책감

 

라면을 먹는다

면발이 꼭 눈물 같다

목구멍으로 칼칼하게 넘어간다

국물은 면발이 짜낸 눈물의 찌꺼기인가

맵고 짜다

마시면 탈이 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냄비에 얼굴을 들이대는 무모함은

용기가 아니라 무지다

면발이 짜낸 눈물의 찌꺼기를 들이킨 바람에

몸은 하루 종일 퉁퉁 부어

죄책감을 끌어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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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