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8. 11. 28. 05:56

최후의 사람

 

모든 것을 다 가진

최초의 사람

모든 것을 다 잃은

최후의 사람

 

어느 쪽을 향해 달려가는가

 

이정표가 없어

무작정 달린다

 

심장에 기억된 방향이 없어

발걸음에 그림자만 가득하다

 

무턱대고 모래를 적시는 파도*처럼

무턱대고 시간을 적신다

 

숨쉬기 위해 바깥으로 뛰어나온

시간의 촉수를 움켜잡는다

 

적막, 고립, 정주, 그리고 투쟁

 

지루한 공기를 파헤치면

비로소 도착하게 될 허공

 

* 이원의 시 <호주머니칼>에서 빌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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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