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율(통제)의 가치

 

“창조적인 유망주에게는 어른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강한 규율이 필요하다. - 거스 히딩크

 

최근 한국 축구 유망주 이승우 선수의 부적절한 행동을 두고 말이 많은가 보다. 그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 국가대표 이영표 선수와 히팅크 감독이 한 마디씩 했다. 한 매체에서 이영표 선수는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 축구선수 아르연 로번을 어떻게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거듭나도록 훈련시켰는지를 소개하며 이승우 선수에게 뼈 있는 충고를 했다.

 

내가 얼마 전 읽은 어떤 심리학자의 글에서도 확인한 바, 어린이가 성장하여 사회에서 훌륭한 인재로 커 나갈 때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은 '사랑과 규율' 두 가지이다. 가장 뒤쳐지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부류는 부모에게 사랑만 받고 '통제' 받지 못한 아이들이고, 오히려 사랑을 못 받고 통제만 받으며 자란 아이들이 앞의 아이들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가장 이상적인 교육은 '사랑과 규율(통제)'이 적절하게 베풀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사랑의 가치는 잘 알아도 통제(규율)의 가치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미국에 살면서 미국 사회에서 감동 받는 것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이들의 검소함이고(허례허식이 없음) 다른 하나는 이들의 질서이다. 우리는 흔히 미국은 자유분방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미국 학교를 다니는데, 실제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가보면 강력한 규율 아래 아이들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모습을 본다. 한 마디로, 학교가 무슨 수도원 같다. 복도를 걸어 다닐 때 뛰어다니거나 시끄럽게 잡답하는 친구가 없으며, 어딘가로 이동수업을 할 때 모든 아이들이 선생님의 철저한 통제 아래 질서정연하게 움직인다.

 

한국의 초중등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들 중 하나를 꼽으라면,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아이들에게 적용되는 강한 규율이 없다는 것이다. 부모는 규율을 잊은 채 자기 자식에게 무조건 사랑만을 베풀기에 여념 없고, 학교에서는 부모와 학생의 눈치를 보며 아이들에게 강력한 규율을 적용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창조성은 자유분방함에서 오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창조적인 인재를 키워 창조경영의 국가로 도약하고 싶다면, 그 동안 잊고 있었던 '규율(통제)'에 대한 부분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먼저가 아니라 어떤 일정한 규율에 자기 자신을 최적화시키는 훈련부터 필요하다. 그 다음에 오는 자유로움이 가치 있는 창조, 방종하지 않는 창조를 만들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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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