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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탄(風樹之嘆)

2012/08/01 12:51 | Posted by 장준식

풍수지탄(風樹之嘆): 바람과 나무의 탄식이란 말 / 효도를 다 하지 못한 자식의 슬픔이란 뜻

 

공자가 자기의 뜻을 펴기 위해 이 나라 저 나라로 떠돌던 어느 날, 몹시 슬피 울고 있는 고어(皐魚)라는 사람이 있어 우는 까닭을 물었습니다. '저에게는 세가지 한()이 되는 일이 있습니다. 첫째는 공부를 한답시고 집을 떠났다가 고향에 돌아가 보니 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둘째는 저의 경륜을 받아들이려는 군주를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셋째는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지내던 친구와 사이가 멀어진 것입니다.' 고어는 한숨을 쉬고는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아무리 나무가 조용히 있고 싶어도 불어온 바람이 멎지 않으니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樹欲靜而風不止). 마찬가지로 자식이 효도를 다하려고 해도 그때까지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子欲養而親不待). 돌아가시고 나면 다시는 뵙지 못하는 것이 부모입니다. 저는 이제 이대로 서서 말라 죽으려고 합니다.' - 논어(論語) –

 

한국은 오랜 세월 유교의 영향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에 대한 생각이 남다릅니다. 어느 한 체계가 종교의 기능을 하려면 이론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성리학이 유교를 뒷받침 해주는 주된 이론입니다. 그것 때문에 유교는 한국에서 오랜 세월 종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죠. 유교가 종교의 역할을 했다는 것은 세상의 돌아가는 이치가 유교의 가르침대로 되었다는 뜻입니다. 종교는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항하거나 거부 할 수 없죠. 그 가르침을 따르던지 아니면 죽던지 둘 중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 중간은 없습니다. 한국이 오랜 세월 유교를 국가의 이념으로 삼은 이유는 왕정제도 때문입니다. 유교만큼 왕정제도를 잘 떠받쳐 주는 사상도 드뭅니다. 왕정제도와 나란히 가는 가부장적인 문화를 지탱하기 위해서 유교는 금상첨화입니다.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라는 가르침에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나라의 임금과 깨우침을 준 스승과 낳아주신 아버지의 권위는 유교에 의해서 하늘을 찌르게 됩니다. 어느 누구도 거기에 도전할 수 없습니다.

 

위에서 효도를 다 하지 못한 자식의 슬픔은 단순히 후회와 한탄이 아닙니다. 이는 오히려 죄책입니다. 구원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아들은 효도를 다 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원 받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유교에서 조상에 대한 제사를 철저하게 지키도록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구원이 조상의 돌보심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옛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구원, 또는 다른 종교나 샤머니즘에서 생각하는 구원은 기독교의 그것과 많이 다릅니다. 기독교의 구원은 존재론적이고 종말론적이지만, 대부분의 종교에서 또는 샤머니즘에서 생각하는 구원은 기복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저 무병장수하면서 잘 먹고 잘 사는 정도이지요. 구원의 관심이 이 땅에서의 복에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유교의 관점에서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살려면 조상의 도움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조상님들을 신처럼 잘 모실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기독교에서 말하는 의 개념은 이것과 매우 다릅니다. 십계명의 제 5계명에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할 때 그것은 구원론적인 관점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창조론적인 관점에서 그러는 겁니다. 즉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바로 아는 관점에서 부모의 공경이 필수적이라는 뜻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을 통해서 창조주 하나님을 배우라는 겁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이긴 하나 신적인 존재는 아닙니다. 자녀와 똑같이 하나님을 공경해야 할 피조물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부모에게도 자녀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아가라고 가르칩니다. 게다가 예수님은 당신을 위해서라면 부모도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강력한 가르침까지 주십니다. 물론 이는 구원론적인 관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사람살이, 윤리, 도덕의 관점에서 이해하면 기독교인은 모두 배은망덕한 인간이 되고 마는 겁니다.

 

효도하기를 게을리 하지 마십시오. 부모님이 우리를 지켜주시고 우리에게 복 내려 주시는 존재여서가 아니라, 효도를 통해서 하나님을 올바로 알 수 있는 길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바로 아는 자는 효도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고, 효도를 게을리 하지 않는 자는 하나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부모님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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