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5. 9. 2. 01:26

8월의 구름

 

8월의 끝자락,

표정 없이 부는 바람을 따라

눈을 들어 바라본 하늘,

8월의 구름은 슬프다

 

누군가의 여름이 가고 있다고

아주 뜨거웠다고

그러나 흔적조차 사라질 거라고,

8월의 구름은 체념에 홀린 듯

해지는 지평선 너머 어디론가

영영 흘러간다

 

떠나며 그가 남겨 놓은

색 바랜 나뭇잎 한 장

시들은 꽃잎 두 장

그리고 식어버린 바람

 

이제,

또 다른 전설이 시작될 거라고

빨갛게 물든 석양이

심장을 쓰다듬을 때

 

나는 우두커니 서쪽 하늘을 바라보다

그가 남긴

한 장의 나뭇잎과 두 장의 꽃잎을

식어버린 바람에 날리며

뜨거웠던 태양을 향해

심장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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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