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6. 4. 24. 11:00

고맙다

 

콩팥이 고맙다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노폐물을 걸러내

오줌을 누게 해주는구나

 

대장이 고맙다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먹은 걸 걸러내

대변을 보게 해주는구나

 

허파가 고맙다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산소를 걸러내

숨쉬게 해주는구나

 

심장이 고맙다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피를 걸러내

생기를 돌게 해주는구나

 

뇌가 고맙다

아무것도 못해줬는데 생각을 걸러내

미치지 않게 해주는구나

 

고맙다 고맙다 고맙다

이렇게 세 번 말했을 뿐인데

나는 죽지않고 살아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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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