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2024. 3. 5. 13:18

강하고 담대하라
(여호수아 1:1-9)

 

1. 구약성경의 중요성

신약을 잘 이해하고, 그리스도의 사건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구약성경이다. 구약성경을 이해하는 깊이와 그리스도를 이해하는 깊이는 같이 간다. 여호수아의 이름은 예수와 같다. 조슈아! ‘하나님은 구원이시다. 예수는 메시아(그리스도)이다.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자(구원자/해방자)이다. 구원은 매우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구원 받아 죽은 후에 천국간다는 의미를 훨씬 넘어선다. 우리의 삶 전체에서 구원이 아닌 게 없다. 궁극적으로 구원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상태이다. 하나님과의 깊은 사랑의 상태가 구원의 가장 근본이다. 그래서 구원은 어떤 여정으로 표현된다. 그것을 구약에서 배운다.

 

2. 모세의 시대가 가고 여호수아의 시대가 오다

이스라엘은 지금 위기를 맞았다. 모세가 더 이상 본인들과 함께 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사도행전에 제자들이 맞닥뜨린 상황과 같다. 예수님이 더 이상 제자들과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제자들이 위기를 겪었듯이, 이스라엘도 모세가 없는 상태에서 위기의식을 가지게 됐다. 언제든지 변화의 시기는 위기와 기대가 공존하는 법이다. 지난 40년간 이스라엘을 이끌던 불세출의 지도자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고, 그의 뒤를 이어 여호수아가 지도자 자리에 서게 되었다.

 

3. 여호수아는 누구인가

여호수아를 소개하는 구절을 보면 성경은 여호수아를 “모세의 수종자 눈의 아들 여호수아”라고 소개하는 것을 본다. 모세는 여호와의 종으로 불렸다. 그런데, 여호수아는 모세의 수종자로 불린다. 서정주 시인의 ‘자화상’에 이런 구절이 있다. “애비는 종이었다.” 여기서 ‘종’은 사회적 계급을 지칭한다. 양반과 천민이라는 신분계급이 존재했을 때, 양반과 대비되는 천민 계급을 지칭하는 용어가 ‘종’이다. 그러나, 구약성경에서 ‘종’은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여호와의 종’이라는 호칭은 매우 영광스러운 호칭이다. 신분계급을 나타내는 호칭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호칭이다.

 

하나님과 사람들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mediator)을 감당하는 사람을 ‘종’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아직 모세처럼 ‘여호와의 종’으로 불리지 않았다. 그러니, 여호수아 자신도 ‘내가 과연 모세의 뒤를 이어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자기불안이 있었고, 이스라엘 백성들도 모세의 수종자였던 여호수아가 자신들을 잘 이끌어 가나안 땅에 들일 수 있을까 의심도 있었다. 이러한 자기불안(자기확신의 부재)와 의심은 위기를 불러오기 충분했다.

 

4. 교회 처음 부임하던 때의 회상

회상해 보면, 내가 우리교회 부임하여 처음 나눈 말씀이 여호수아의 말씀이다. 교회에 부임하여 첫 설교한 것이 토요일 새벽기도였는데, 그때 토요일 새벽기도회 때 여호수아의 말씀을 나눴다.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는 의미에서 여호수아의 말씀을 나눴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나누는 여호수아의 말씀은 늘 힘이 된다.

 

그 당시(2016년 9월) 일기를 보면, 이런 일화도 있다. 김성래 목사 딸 세린이(루시)가 꿈을 꿨는데, 우리가 큰 교회 지어서 이사 들어갔다는 꿈이었다. 그걸 그때 아이가 꿈을 꿨다고 아침에 일어나서 이야기를 해주어서, 그때, 김성래 목사가 나한테 메시지를 보내왔었다. 그런 기록이 있다. 그 꿈이 이제 이루어지나? 비록 우리가 지어서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이제 새로운 곳으로 가려고 하는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이 때에, 그런 꿈의 이야기나, 특별히 여호수아의 말씀은 우리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 알려주는 것 같다.

 

5. 전환점의 중요성

인간에게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무엇인가 삶의 변화를 앞두고 있으면 불안과 위기가 찾아오는 법이다. 이스라엘을 보라. 애굽에서 노예로 살고 있었음에도 출애굽 하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싫어했다. 그래서 그들은 출애굽 한 뒤에도 광야에서 마음 상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마다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말도 안 되는 말을 했다.

 

이스라엘은 출애굽하여 광야에서 40년을 살았다. 이들의 목적지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었다. 그런데, 광야에서 40년을 살다 보니,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일이 쉽지 않았다. 특별히, 루우벤, 갓, 그리고 므낫세 반 지파는 아예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않고, 요단강 동편에 자리 잡겠다고 나섰다. 이러한 전환점에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것은 말씀과 기도이다. 그리고 대화가 필요하다. 겸사겸사 심방을 시작했다. 긴밀한 비전 나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마음으로 비전을 공유하고 그것을 위해서 함께 기도하며 나아가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6. 우리교회의 위기와 비전

지난 몇 년 간의 목회를 돌아보면, 우리교회에 부임하여 출애굽을 계획하고 실행했는데, 팬데믹을 맞아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생활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제 드디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새롭게 출발하고, 새로운 미니스트리를 열어가려고 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다. 자연재해에 가로 막혀 그 시기가 좀 늦어졌지만, 광야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의 나아갈 바를 좀 더 명확하게 다듬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새로운 교회로 장소를 옮겨 그곳 교회와 Partnership Ministry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시절을 지혜롭게 넘기기 위한 하나님의 방편이고 은혜이다. 각자 교회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살려서, 교회의 사역을 극대화시키려 하는 것이다. 우리에겐 맨파워, 아이디어, 열정이 있다. 우리가 늘 아쉬워하고 갈망했던 것은 좀 더 편안한 시설과 좀 더 보편적인 예배 시간이었다. 그리고 좀 더 긴밀하게(close) 협력할 수 있는 generous한 host 교회를 만나는 것이었다. 우리가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의 소망과 잘 어울리는 교회를 잘 찾은 거 같다. 이것을 위해 온 교회가 아주 오랫동안 기도해 왔다.

 

7. 강하고 담대하라

변화(Transition)을 마주하면 두려운 법이다. 요즘 사람들이 매일 두려움 가운데 사는 이유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도 모세가 더 이상 자신들과 함께 있지 않고, 이제 가나안 땅 입성을 앞두고, 그리고 그 앞에 놓여 있는 전쟁을 앞두고, 엄청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들이 마음을 다잡고 자신들의 사명을 수행해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계속하여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신다. ‘강하고 담대하라!’ 모세와 함께 했던 내가 여호수아와도 함께 할 것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강하고 담대하라.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정말로 꼭 필요한 말씀이다.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강하고 담대하라! 우리들에게 주시는 말씀이다.

 

8. 모세의 수종자에서 여호와의 종으로!

여호수아는 처음에 ‘모세의 수종자’로 불렸다. 그런데, 가나안 입성이라는 사명을 잘 수행한 뒤에, 여호수아는 더 이상 ‘모세의 수종자’로 불리지 않고, 모세처럼 ‘여호와의 종’으로 불린다. “이 일 후에 여호와의 종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백십 세에 죽으매”(수 24:29). 여호수아를 처음 소개할 때의 문구와 비교해 보라. “모세의 수종자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수 1:1). 우리에게도 이러한 영광이 있을 것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비전을 향해서 함께 힘을 합하여 나아갈 때, 우리 교회 뿐 아니라, 감람산교회, 그리고 우리들의 각자 삶 속에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이다. 정말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믿음 안에서, 강하고 담대한 마음으로, 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우리의 비전을 이루어 나가자.

'바이블 오디세이 I'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갈에서의 리추얼  (0) 2024.03.05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  (0) 2024.03.05
도시에서 광야처럼 살기  (0) 2023.10.24
그리고 그분이 부르셨다  (0) 2023.09.19
브살렐과 오홀리압  (0) 2023.09.05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