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와 신앙2012. 3. 15. 23:49

창해일속(滄海一粟): 푸른 바닷속에 있는 좁쌀 한 톨이라는 뜻 /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것을 의미함


북송
(
北宋)의 명문장가 소식(蘇軾:소동파)은 당송 8대가의 한 사람으로 산문과 시에 뛰어났습니다. 그가 지은 적벽부(赤壁賦)는 천하에 다시 없는 명문입니다. 두 편으로 된 이 부()는 그가 황주(黃州)로 귀양갔을 때 지은 것으로 모든 세상사에 연연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신선에 기탁하여 그리고 있습니다. “‥‥그대와 나는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하면서 물고기와 새우들과 짝하고, 고라니, 사슴들과 벗하고 있다. 작은 배를 타고 술바가지와 술동이를 들어 술을 서로 권하니, 우리의 인생이 하루살이처럼 짧고 우리 몸은 푸른 바닷속에 있는 한 톨 좁쌀(滄海一粟)같구나. , 우리의 삶이란 너무도 짧구나. 어찌하여 장강(長江)처럼 다함이 없는가?” 여기서 바로 '滄海一粟'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이 말에는 무한한 우주 속에 미미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생에 대한 무상함도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적벽부(赤壁賦)-


이 고사성어는 성경에 등장하는
겨자씨를 생각나게 합니다. 좁쌀보다 더 작은 것이 겨자씨입니다. 우리 인생의 무게가 좁쌀보다 작다는 것을 생각하면 인생살이에서 우리는 교만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무게가 겨자씨보다 작다는 것을 생각하면 신앙생활에서 우쭐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인생살이가 좁쌀보다 크다 생각하고, 우리의 믿음이 겨자씨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만들려는 인간의 타락한 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송우혜 씨가 쓴
<윤동주 평전>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크리스천 중에서도 돈도, 별 명망도 없기에 어떠한 세상 아래서도 별 위험이 없는 계층의 사람들이 남아서 교회를 지켰다. 그러고 보면 때론 없다는 것역시 하나의 힘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없는 것’, ‘작은 것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있는 것’, ‘큰 것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자큰 자로 살아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영혼까지도 팔아 먹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없는 것’,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마땅합니다.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만약 세상이 주는 유혹인 있는 것’, ‘큰 자에 관심을 가지셨다면 골고다 언덕길은 걸어가지도 않으셨을 뿐더러 십자가는 한 낱 흉악한 처형 도구에 머물러 있었을 겁니다.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없는 것’, ‘작은 자에게 관심을 갖고 계셨기에 본인 스스로 없는 자’, ‘작은 자가 되셔서 죽기까지 순종하실 수 있었습니다.


십자가에서 보는 모습이 이럴진대
,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있는 것’, ‘큰 자에서만 하나님의 축복을 발견할 뿐, ‘없는 것’, ‘작은 자에게서는 하나님의 은총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것을 저주스러운 것으로 부끄러워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겉으로는 십자가의 사랑을 찬양하고 있으면서도 속으로는 그것을 경멸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푸른 바다 속에 있는 좁쌀 한 톨만하다고 해서 억울하거나 서글플 것이 뭐가 있습니까? 그렇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영혼을 온 우주보다도 귀하게 여기십니다. 우리의 존귀함은 교만하게 높아지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낮아지는 데서 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새로운 창조의 때에는 모든 만물이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영광에 들어가게 되리니, 하나님의 선하시고 인자하심에 우리의 존재를 맡기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고사성어와 신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남(圖南)  (1) 2012.03.29
이관규천(以管窺天)  (2) 2012.03.22
독서백편 의자현(讀書百遍 意自見)  (1) 2012.03.06
새옹지마(塞翁之馬)  (1) 2012.02.17
백중지세(伯仲之勢)  (1) 2012.02.05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