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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2016. 12. 10. 15:46

후회

 

간다고 해 놓고

몇 걸음 못 가서 주저 앉았다

눈시울이 붉어졌을 땐 이미

심장에 금이 간 후였다

강물은 흘렀고

그림자는 멈췄다

가야하나

말은 숨어버렸고

생각은 밀려왔다

입술은 말라버렸고

피는 체온에 갇혀 증발했다

잘못 온 것이다

아니, 아직 다다르지 못한 것이다

바꾸지 못하는 건 마음이 아니라

신이 이미 진행시켜버린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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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
시(詩)2016. 12. 10. 15:46

혐오

 

지붕이 뜨겁다

새 한 마리가 지붕 위를 날다

날개 한 쪽이 꺾인다

꺾인 건 새의 날개인데

추락하는 건 구름이다

무지개가 뜨지 않는다

괴팍한 햇살이

심장까지 침투한다

피는 우주를 한 바퀴 돌고

눈은 열광하며 집을 나간다

이건 누구의 거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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