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2018. 3. 31. 14:27

가상칠언

(마가복음 15:34)

 

첫째 말씀: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23:34).

둘째 말씀: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23:43).

셋째 말씀: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보라, 네 어머니라”(19:26-27).

넷째 말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번역하면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27:46; 15:34; 22:1).

다섯째 말씀: “내가 목마르다”(19:28).

여섯째 말씀: “다 이루었다”(19:30).

일곱째 말씀: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23:46).

 

예수님은 제 삼시(오전 9, 성경의 시간 계산은 플러스 6을 하면 된다.)에 십자가에 달리셨다.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6시간 동안 고통 당하시다, 제 구시(오후 3)에 운명하셨다.

 

공관복음서인 마태, 마가, 누가는 유대인의 시간 계산을 적용하여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요한복음은 헬라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유대인들의 시간 계산을 적용하지 않는다. 그냥 사건만 기록할 뿐이다.

 

흔히 말하는 가상칠언(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으로 하셨다는 일곱 가지의 말)4복음서에 흩어져 있는 말을 모아서 재구성한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어떠한 순서로 그런 말씀을 십자가 위에서 하셨는지, 정확한 순서는 아무도 모른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은 같은 것을 기록하고 있는데, 네번째 말씀인 엘리 엘리 라마 사박나니를 십자가 위에서 하신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것은 시편 22편의 말씀에서 따온 말로서,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이 구약의 예언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예언의 성취다.


누가복음은 가상칠언 중 세 개의 말씀이 나온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23:34)와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23:43), 그리고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23:46)이다. 순서로는 첫째 말씀과 둘째 말씀,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 말씀이다.

 

누가복음에 나오는 십자가 상의 말씀은 매우 따뜻하다. 원래, 누가복음은 시선이 따뜻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누가복음을 좋아한다. 누가복음의 십자가 상의 말씀에는 용서와 사랑이 깊이 베어 있다. 우리가 알지못해서 잘못을 저지르는 적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한 것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는 예수님의 시선이 너무 감사하다. 그러한 시선은 정말 닮고 싶은 시선이다. 그리고,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에게 구원의 메시지를 선포하시는 것도 너무 감동적이다. 또한 아버지께 모든 것을 맡기는 그 신뢰도 강한 인상을 준다. 아버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긴 사람은 예수님처럼 마음이 따뜻하고 넓어질 수밖에 없다.

 

요한복음에도 누가복음처럼 가상칠언 중 세 개의 말씀이 나온다.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보라, 네 어머니라”(19:26-27)와 “내가 목마르다”(19:28), 그리고 “다 이루었다”(19:30)이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십자가 상의 말씀은 매우 인간적이다. 제자에게 자신의 육신의 어머니를 부탁하는 말씀, 그리고 목 마르다고 하시는 말씀, 모든 게 다 끝났다고 하시는 말씀, 이 모든 것이 매우 인간적이다.

 

요한복음이 이렇게 예수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요한복음은 헬라철학과 영지주의와 대결하는 복음서이다. 요한복음은 헬라철학의 개념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고, 영지주의의 도전에 맞서고 있다. 특별히 영지주의는 예수님의 실제 죽음과 육신의 부활을 부정하는데, 요한복음은 그것에 맞서 예수님의 실제 죽음과 육신의 부활을 강조한다. 기독교는 육신의 부활을 믿는다. 굉장히 중요한 믿음이다.

 

가상칠언은 각자 복음서의 관심에 따라 강조점이 다르다. 가상칠언에 담긴 의미만 잘 파악해도, 복음서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가상칠언의 말씀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고 하나님을 사랑하시는지를 알수 있다. 가상칠언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최고의 두 계명,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고난주간, 특별히 성금요일에 가상칠언을 묵상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것처럼, 두 가지의 계명, 하나님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하여 우리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믿음이 우리 안에서 더욱더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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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