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통치가 아니라 모방범죄다

 

모방범죄라는 것이 있다. 어느 누가 지은 범죄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서 변이가 일어난다. 범죄영화나 범죄드라마, 또는 범죄소설이나 범죄심리 책 같은 것을 보면 단순히 범죄를 나열하거나 재구성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조밀하게 분석해 놓는다. 그런데 지능범들은 조밀하게 분석해 놓은 바로 그 범죄를 이용하여 오히려 법 망을 빠져나가거나 그것을 역이용하여 누군가를 옭아매는 데 사용한다.

 

일례를 들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보면 그는 자신의 소설을 통해 전체주의가 어떠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대중들의 인권을 빼앗는지를 낱낱이 밝히고 있다. 예전에 그의 소설을 읽을 때는 '전체주의라는 것이 이렇구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최근에 이 소설을 다시 보니 새로운 게 보인다. , 한국의 박근혜 정부가 하는 일들이 조지 오웰의 소설<1984>에 등장하는 '' '빅 브라더'를 모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1984>에 등장하는의 슬로건은 이렇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은 이 슬로건 아래역사왜곡을 서슴지 않고 벌인다.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행하고 있는역사왜곡과 너무도 닮아 있다. 이뿐 아니라, 소설 속에서은 증오의 대상을 만들어 대중들을 통제한다. 소설 속에서는골드스타인이라는 증오의 대상이 등장하는데, 대중들은 ‘2분 증오 프로그램(two minute hate program)’을 통해 증오를 발산하며 통제 당한다. 박근혜 정부가 계속하여증오의 대상을 만들어 내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증오를 통해 대중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소설에서 가장 섬뜩한 것은사상경찰(Thought Police)’이다. 소설 속에서 사상경찰은텔레스크린이라는 장비를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항상 감시한다. 그래서 사람들은이중사고라는 것을 하는데 익숙해 진다. 소설에서 말하는이중사고란 이런 것이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 진실을 훤히 알면서도 교묘하게 꾸민 거짓말을 하는 것, 철회된 두 가지 견해를 동시에 지지하고 서로 모순되는 줄 알면서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믿는 것, 논리를 사용하여 논리에 맞서는 것, 도덕을 주장하면서 도덕을 거부하는 것, 민주주의가 아닌 줄 뻔히 알면서 당이 민주주의의 수호자라고 믿는 것, 잊어버려야 할 것은 무엇이든 잊어버리고 필요한 순간에만 기억에 떠올렸다가 다시 곧바로 잊어버리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 자체에다 똑 같은 과정을 적용하는 것…”

 

나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박근혜 정부는 모방범죄의 변이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의 실세들은 모두 조지 오웰의 소설을 읽은 것 같다. 박근혜 정부는 이 소설을 면밀히 분석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국민들을 옭아매는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렇게 천연덕스럽게역사왜곡을 하고, ‘증오의 대상을 만들어 대중을 통제하고, ‘테러방지법을 만들어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려 들겠는가.

 

 박근혜 정부가 하는 정치는통치가 아니라모방범죄처럼 보인다. 만약 국민들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국민들 모두가 소설에서처럼이중사고를 하며 살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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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