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와 빛]
창세기를 읽으며
빛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빛은 좋은 것인 듯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빛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태양에서 나오는 빛인지
전깃불에서 나오는 빛인지
아니면 아직 우리가 모르는
다른 빛인지
분명치 않은 것을 들여다보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빛,
빛을 생각하다
기도를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왜 기도할 때
눈을 감는 것일까요
눈을 감으면
보이는 빛을 가리는 것인데
기도는
빛을 빼앗는 일일까요
빛을 찾는 일일까요
창세기를 다시 읽으면
첫날에 지으신 빛은
눈에 보이는 빛만은 아닌 듯합니다
보이는 빛이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빛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이
첫날에 지으신 빛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빛이 비추면
길을 잃지 않을 것 같은데
대낮에 활보하는 사람들이
이상하게도
길을 잃은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햇빛은 이렇게 환한데
전깃불은 이렇게 밝은데
사람들은 왜
자기 길을 잃고
남의 길 앞에 서고
세상의 길마저
어둡게 만드는 것일까요
환한 빛 속에서도 어둡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빛은
따로 있는지도 모릅니다
첫날의 빛은
눈을 감고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기다릴 때
우리 안쪽에서
조용히 밝아지는 빛인지도 모릅니다
그 빛이 비추면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요
길을 잃은 자에게 필요한 것은
태양도
전깃불도 아닌지 모릅니다
첫날의 빛,
아직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빛
창세기를 읽으며
빛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성경은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길 잃은 자에게
성경은 빛입니까
잘 모르는 것을 알아가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빛,
아직 보지 못한 빛,
우리에게 필요한 빛,
생각이 멈추면
보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