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Project Driven 속회

 

20년 전, 미국과 한국을 강타한 책 한권이 있었습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입니다. 얇은 책이었는데, ‘스니프스커리라 불리는 두 마리의 생쥐와 라고 불리는 두 명의 꼬마 인간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치즈를 찾기 위해 복잡한 미로를 헤매 다니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치즈가 어느 날 사라지자, 그들에게 시련이 닥칩니다. 이에 대해 두 마리 생쥐는 지체하지 않고 치즈를 찾아 나서지만, 두 명의 꼬마 인간은 치즈가 사라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망연자실하여 외칩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이 책은 치즈가 사라져 버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과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나는 의 대조되는 모습을 모여주면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교훈을 줍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개이나 조직은 쇠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변하는 세상에 발맞춰 변화를 꾀하려면 현실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실을 부정만 하면서 세상 탓만 하다가 실패한 인생, 또는 실패한 조직이 되기 십상입니다.

21세기의 기독교를 연구하는 모든 학자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합니다. “복음에 대해 호의적인 시대는 끝났다!” 미국의 유명한 두 신학자인 스탠리 하우어워스(Stanley Hauerwas)와 윌리엄 윌리몬(William H. Willimon)은 이러한 상황을 일컬어 교회를 위한 무료입장권, 무임승차권은 사라져 버렸다라고 표현합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교회의 시대가 끝나고, 세속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교회가 죽음에 이를 지경에 처해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기독교회와 그리스도인은 그 정체성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부름 받았는가!”에 대한 정체성 말입니다. 그러면서 교회를 걱정하는 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교회에는 과연 새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모델의 교회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기존 교회에 실망감을 피력하며 교회를 떠나고 있는 세대들에게 다시금 신앙의 용기와 헌신을 유도할 수 있는 창조적 시도가 일어나고 있는가? 교회에 대한 분신과 조롱으로 가득 차 있는 세대들을 향해 참된 신앙이란 이런 것이라고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신앙의 통로가 만들어지고 있는가?”(이상훈, ReThinkChurch, 57).

그동안 우리 교회 공동체가 함께 말씀을 나누고 성경공부를 하고 회의를 하면서 나눈 교회의 가치는 세상에 희망을 주는 교회”,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를 세워 나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시대를 따라가기 급급한 교회가 아니라, 시대를 선도하는 교회가 되려면, 성경에서 말하는 기독교의 핵심 메시지를 새롭게 깨닫고, 말씀에 근거하여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문제의식입니다. <종교 없는 삶>이라는 책에서 주장하고 있듯이, 종교 없이도 삶을 의미 있게 살수 있다고 외치는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인으로서 어떠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세상에 외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Mission Project Driven 속회라는 것을 구상해 보았습니다. 현대인들은 자기 주도적 인생을 살기 원하며, ‘워라벨(Work+Life Balance)’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른 말로 해서, 현대인들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매우 강합니다. 일만 하면서 사는 인생이 아니라, 삶을 가꾸어 가며 인생의 의미와 공동체의 가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강합니다. Mission Project Driven 속회는 그러한 현대인들의 바람과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회 공동체의 만들기 위해서 고안된 소그룹 모임입니다.

Mission Project Driven 속회는 궁극적으로 영적인 성장(spiritual growing)을 위한 통합적 소그룹 모임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지닌 ‘good spirit’의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집니다. ‘Mission’은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께 세상을 향하여 부여 받은 사명을 말합니다. 그 사명은 소그룹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며 의논해서 정한 ‘Project’를 통해서 구체화됩니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삶의 흥미와 신앙의 흥미를 가지게 되고, 우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의 삶과 신앙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삶과 신앙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라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자기주도적인 신앙을 형성하며, 자립적인 생각과 판단력을 향상시키며, 실제의 삶과 밀착된 신앙생활을 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결국 Mission Project Driven 속회를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교회 공동체는 요엘서에서 예언한 성령의 임재가 사도행전에서 성취된 것을 보는 것처럼, 성령의 역동성이 살아 숨쉬는 교회,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온 몸의 세포가 살아 숨쉬는 교회, 사람 냄새 나는 교회 공동체를 세워 나가고자 합니다.

Mission Project Driven 속회에 대한 개념을 우리 교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잘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313, 로마의 콘스탄티노플 황제에 의해서 기독교의 박해가 그치고, 그 이후 로마의 공식 종교로 기독교가 채택된 후 세월을 거듭하며 기독교는 이 세상의 왕좌의 자리를 누려왔지만, 21세기에 접어들어서 기독교는 초대교회의 상황처럼 소수자와 거류자의 위치로 다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는 기독교가 이 세상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이 지닌 그 엄청난 사회변혁의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를 전하려면 제도적인 교회의 모습을 벗어 던지고, 선교적 상상력을 지닌 역동적인 성령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 역사를 이루는 데, Mission Project Driven 속회가 쓰임 받기를 원합니다.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