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I2011. 11. 17. 02:15

신명기 22 1-4– 부름받아 나선 이몸, 어디든지 가야만 하나? - 경제활동은 보장되어야 한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건 먹고 사는 문제다
. 즉 경제활동이 가장 근본이다. 경제활동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강요되는 헌신은 모두 폭력이다. 경제활동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권리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서로 간에 서로의 경제활동에 대해 보장하고 보호해주어야 한다.


사명이 있는 곳에 경제적인 보상이 있기도 하지만
, 경제적인 보상이 있는 곳이 사명지(
使命地)이기도 한 것이다. 한국찬송가 중 가장 은혜로운 찬송이 부름 받아 나선 이 몸이기도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기본적인 삶을 가장 왜곡시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찬송이다. 부름 받았다고 해서 아무 데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에서 경제적인 활동이 보장되어야 갈 수 있는 것이다. 인간답게 살 수 없는 곳에 가지 않는다고 그 사람의 믿음이 형편 없는 것처럼 매도되는 것은 신앙의 폭력이다. 한국 교회에 이러한 폭력이 얼마나 많이 가해지고 있는가? 특별히 목회자들에게 가해지는 이러한 폭력은 어디다가 하소연 할 데도 없다. 모든 것을 믿음의 부족 탓, 기도의 부족 탓으로 돌리는 신앙의 형태는 분명 지양되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생명을 주러 오셨지 생명을 빼앗거나 하찮게 하거나 부끄럽게 하러 오지 않으셨다.


본문에서는 서로 간의 경제활동을 보장해줘야 하는 의무가 명기되어 있다
. 여기서 나귀는 부유한 이웃의 소유를 말하고, 의복은 가난한 이웃의 소유를 말한다. 부유한 이웃의 소유라고 이것쯤 하나 없다고 그가 굶지는 않겠지하면서 몰래 취하면 안 되고, 가난한 이웃의 소유라고 이까짓 것하면서 하찮게 여기면 안 된다. 상대적 가치를 가지고 보면 안 되고, 절대적인 가치로 봐야 한다. 내가 임의대로 판단하면 안 되고, 원칙대로 판단해야 한다. 자신의 소유가 중요하듯이, 부유한 이웃의 소유나 가난한 이웃의 소유나 모두 소중한 것이다.


특별히 길에서 발견된 짐승이 누구의 것인지 몰라 주인을 찾을 때까지 보호해야 하는 규례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적극적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 보호 기간 동안 짐승을 굶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든 생명은 그 생명을 유지하는데 일정한 비용이 들어간다. 보호 기간 동안 짐승의 먹이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 짐승을 보호해야 한다는 규례는 희생 없는 사랑의 실천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참 따뜻한 명령이고 규례다
. 이 세상의 원리와는 다르게 공평하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게 해주는 규례다. 내 소유가 소중한 만큼 이웃의 소유도 소중한 것이다. 그 소유가 부유한 사람의 것이든 가난한 사람의 것이든 상관 없다. 서로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도록 보호하고 돕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것이 진정 이웃 사랑이다.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