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I2011. 7. 23. 09:03
 신명기 21하나님 앞에서 성결하라!


신명기
21장은 5개의 규례를 담고 있다. 1) 미결 살인 사건 대속 규례, 2) 포로를 아래로 삼을 때의 규례, 3) 장자 상속권 보장 규례, 4) 패역한 아들에 대한 징벌 규례, 5) 사형수의 시체 처리에 관한 규례가 그것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실정법과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 법을 문자적으로 우리 시대에 적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성경의 법대로 산다는 것은 문자적으로 적용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 때 그 시대에 적용됐던 것들을 이 시대에 새롭게 해석하여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결 살인 사건만 해도 그렇다. 요즘에는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미결되는 살인 사건은 없다. 죽인 사람의 죄를 씻기 위하여 암송아지를 잡는 것 자체가 오히려 이상한 행동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여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석해 내야 할 것인가?

 

신명기 21장에 나오는 5개의 규례는 모두 하나님 앞에서 성결해지기 위한 장치들이다. 살인 사건은 하나님 앞에서 부정한 것이다. 부정한 것을 성결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누군가 그 의식을 치러야 하는데, 범인을 알 수 없으니 범인을 대신하여 성결 의식을 치러 하나님 앞에서 성결하도록 한 것이다. 성결 의식을 대신 치러야 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눈 여겨 보아야 한다. “그 피살된 곳에서 제일 가까운 성읍의 장로들이…”( 21:3a).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무책임 할 때가 너무 많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해도 도의적인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책임의식은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데 필수요소다. 이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아파트다. 그러나 때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그 중 하나가 쓰레기에 관한 것이다. 주차장이나 아파트 입구에 종종 쓰레기가 널려 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그 쓰레기는 치워지지 않을 때가 허다하다. 누군가 대신 치워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결국 쓰레기를 치우는 건 아파트 관리인의 몫으로 남겨진다. 쓰레기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으려는 입주자들의 무책임 때문이다. 물론 아파트 관리인이 최종적인 책임을 갖고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가벼운 것들,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쓰레기는 오가는 가운데 치울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러한 삶의 모습 하나만 보아도 요즘 시대가 얼마나 무책임한 시대인가 알 수 있다.

 

이 외의 장자 상속권이나 패역한 아들의 처리 문제는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규례들이다. 하나님 창조하신 세계에는 질서가 엄연히 존재한다. 물론 그 질서에 대한 성찰이 꼭 필요하지만, ‘질서자체는 어느 관계에서든지 존재하는 법이다. 내가 속한 공동체의 질서는 그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다. 가정의 질서, 교회의 질서, 사회의 질서, 자연의 질서 등 질서가 허물어지면 그 공동체는 허물어진다. 본인이 곧 법이고 질서인 존재는 하나님 한 분 외에 어디 있는가?

 

결국 하나님 앞에서 성결하게 산다는 것은 책임질서를 존중하며 사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 책임질서가 얼마나 잘 지켜지느냐에 따라서 그 사회의 안녕과 평화가 보장될 것이다. 나는 책임 있게 행동하는 사람인가? 나는 질서를 존중하는 사람인가? 내 마음대로 하면서 사는 것이 잘 사는 것, 행복한 것이 아니라, 책임과 질서 가운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 행복한 것이다.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