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루시아를 살다

‘파루시아’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말합니다. 그 날이 이 세상의 끝, 종말입니다. 모든 것이 새롭게 되는 새창조의 시간입니다. 모든 눈물이 사라지고,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없는 참된 안식의 날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바로 이 파루시아를 사는 사람들입니다. 파루시아를 오늘로 앞당겨 사는 사람들입니다. 눈물을 훔쳐내고, 죽을 사람이 아니라 산 사람처럼, 애통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을 다 십자가에 못박고 새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파루시아를 산다는 것은 내 삶의 중심으로 그리스도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삶으로 내 중심을 옮기는 것입니다. 한자로 구속(拘束)과 구속(救贖)은 매우 큰 차이를 지닙니다. 구속(拘束)은 행동이나 의사의 자유를 속박하는 것을 의미하고, 구속(救贖)은 신학적인 용어로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인류의 죄를 대속하여 구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 삶의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옮기면 그리스도가 내 삶을 구속(拘束)하는 역할 밖에는 못합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삶으로 내 중심을 옮기면 그 안에서 구속(救贖)의 역사, 즉 참 자유의 삶이 발생합니다. 신앙은 구속(拘束)이 아니라 자유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의 보혈로 우리를 구속(拘束)하기 위해서 못박히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참 자유를 주시기 위해서 못박히셨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깨닫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많은 신앙인들이 참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사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자신의 삶 속에서 또 하나의 율법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율법이 아니고 은혜입니다. 나를 구속(拘束)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구속(救贖)하는 것입니다.

파루시아를 산다는 것은 바로 이 은혜를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 안에서 참 자유를 누리면서 사는 것을 말합니다. 구속(救贖)의 은혜를 입은 자는 필연적으로 파루시아를 살게 되어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어둡고 참담해도 희망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고 계시는 것을 보고, 믿음으로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 속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루시아를 사십시오. 참 신앙인의 삶은 파루시아의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