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와 신앙2011. 8. 17. 03:50

노익장(老益壯): 늙을수록 더욱 건장하다 / 늙을수록 더욱 굳은 의지를 갖는다

한나라 말기 부풍군(
扶風郡) 출신으로 힘이 천하장사에 명장인 마원(馬援)은 대기만성 형의 인물인데 고향에서 죄수들을 다른 곳으로 이송하는 책임을 맡은 관리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죄수들을 이송하다가 그들이 너무 괴로워서 애절하게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는 동정심을 못 이겨 모두 풀어준 뒤 북쪽으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그 후 그는 후한 광무제(光武帝) 때 대장군이 되어 큰 공을 세웠습니다. 그는 평소에 이렇게 말하고는 했답니다. "사나이란 어려운 형편에 처할수록 더욱 굳세게 버티어야 하고 늙을수록 더욱 건장해야만 한다." -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 –

 

노익장”, 사도 바울의 이 말이 떠오르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워로지도다”(고후 4:16). 여기에서 겉사람은 육체를 가리키고, 속사람은 영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이렇게 설명을 하고 나면 우리는 육체와 영이 분리된 존재고, 육은 구원 받지 못하고 영만 구원 받는다는 헬라철학의 이원론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의 구원은 육과 영의 종합적인, 또는 전체적인 구원입니다. 영만 구원 받고 육은 썩어지고 없어지고 만다는 생각은 기독교의 생각이 아니라 헬라철학에 기초를 둔 이단 사설입니다. 이런 잘못된 생각 때문에 생겨난 이단 기독교 종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영은 구원 받았으니 어차피 구원 받지 못할 육은 아무렇게나 굴려도 된다는 생각에 매우 부도덕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건 명백한 이단 사설입니다.

 

사도 바울이 말하는 겉사람과 속사람은 좀 더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이건 영과 육의 이원론적 구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성숙, 즉 성화를 말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의 육신은 하나님이 정하신 자연법칙에 의해 늙습니다. 이건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겁니다. 육체가 늙어가면 모든 감각, 우리의 욕심을 자극하던 그 모든 감각이 무디어져 이 세상에 점점 미련을 버리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의 내면은 하나님을 갈망하고 하나님께 다시 돌아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이게 올바른 신앙인의 삶입니다. 거꾸로 이 세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늙어갈수록 하나님 안에서 소망을 찾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허무하고 불쌍한 인생이 없습니다. 그리스도인 노익장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바로 그 하나님 나라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늙어갈수록, 이제 곧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생각에 오히려 삶이 더 기쁘고 즐겁습니다. 그리스도인 노익장으로 늙어갑시다.


'고사성어와 신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상가상(雪上加霜)  (0) 2011.08.30
기호지세(騎虎之勢)  (0) 2011.08.22
화서지몽(華胥之夢)  (0) 2011.08.06
간장막야(干將莫耶)  (0) 2011.08.02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0) 2011.07.27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