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룡점정(畵龍點睛): 용을 그린 다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린다는 뜻 /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일을 끝냄을 이르는 말
양(梁)나라의 장승요(張僧繇)가 금릉에 있는 안락사(安樂寺)에 용 두 마리를 그렸는데 거기에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이상히 생각하여 그 까닭을 묻자 장승요는 “눈동자를 그리면 용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용 한 마리에 눈동자를 그려 넣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치며 용이 벽을 차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용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수형기(水衡記)-
신앙생활에서 화룡점정은 무엇일까요? 무엇이 신앙을 완성시키는 요소일까요? 사람들은 흔히, 말씀대로 사는 것, 즉 믿음의 행위가 화룡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대로 살아야 신앙생활을 완성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그래서 ‘행위가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라고 여깁니다. 특별히 성경 중 한 책인 야고보서가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 생각이 굉장한 설득력을 얻습니다. 그런데 그건 야고보서를 잘못 읽고 있는 겁니다. 야고보서가 말하고 있는 건 ‘믿음보다 행위가 중요하다’는 것도 아니고, ‘행위가 절대적이다’는 것도 아니고, ‘믿음과 행위는 같은 값을 가진다’는 것도 아닙니다. 야고보서는 ‘믿음으로 사는 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믿음의 길라잡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것을 통해서 믿음의 속성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믿음이라고 하는 보이지 않는 형상을 보이게끔 해주는 일종의 성례전(Sacraments)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야고서는 보이지 않는 믿음을 보이게끔 해주는 굉장히 중요한 성경입니다. 눈과 귀를 지니고 사는 우리가 보이지 않는 믿음을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야고보서는 보이지 않는 믿음을 우리의 눈과 귀로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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