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희 권사님을 위한 기도
주님, 우리의 생명에는 너무도 많은 죽음이 붙어 있습니다.
인생이란 생명에 붙어 있는 죽음을 하나씩 떼어내다가,
결국 죽음들을 다 떼어내고,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주님, 우리는 수많은 신비에 둘러싸여 삽니다.
신비에 얼굴이 있다면, 수많은 얼굴을 가진 메두사보다 무서울까요?
우리는 그 신비를 다 헤아리지 못해 불안해 하면서도
결국 당신께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 시간이 무섭게 흘러
우리는 이제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갈 준비를 합니다.
‘세상에는 죽음보다 여백이 넓어 건너기 쉽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두렵거나 막막하거나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주님, 병상에 누워 있는 주의 여종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그 몸에 붙었던 수많은 죽음들을 떼어내고,
이해할 수 없는 신비의 골짜기를 지나,
당신에게 온 존재를 맡긴, 주의 여종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살아 있는 것 같았으나, 죽은 것처럼 살았을 때가 있었고,
죽은 것 같았으나,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이고 축복이었던,
주의 여종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이 여종의 모든 인생이 주님의 손에 붙들려 있었기에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라,
고백하고, 또 고백합니다.
우리에게는 평생 쓰고도 남을 눈물이 몸 안에 숨겨져 있지만,
이제 마지막 흘릴 눈물을 남겨두려고 합니다.
그 눈물은 우리가 주님의 얼굴을 직접 뵈올 때 쓰고 싶습니다.
그러니, 주여, 병상에 누워 있는 이 여종의 눈에서 눈물을 거두시고,
병상에 누워 있는 엄마를 바라보는 자식들의 눈에서도 눈물을 거두어 주옵소서.
주님, 병상에 누워 있는 이 여종을 불쌍히 여겨 주셔서,
히스기야에게 베푸셨던 은혜를 베푸시고,
숨겨져 있던 기쁨과 사랑을 주님께 선물로 받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게 하옵소서.
아멘.
* 나의 가장 친한 친구(죽마고우) 어머니가 병상에 누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기 전 쓴 기도문이다. 친구의 어머니는 이틀 후, 세상을 떠나셨다(8월 30일 소천). 주님 품에서 평안을 누리시길.
하나님의 위로가 가족들을 덮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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