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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2016. 7. 2. 03:00

프리지아

 

너를 떠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순간 싸이렌이 울렸다.

바다에서 선원들을 홀리던 싸이렌이

어떻게 육지까지 왔을까,

생각하는 순간 싸이렌이 멀어졌다.

내 머릿속의 생각과는 달리

내 눈 앞을 지나는 싸이렌은

빨간 색을 칠한 네모난 자동차였다.

저건 아픈 사람을 실어 나르는 장치인데,

너를 떠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순간 싸이렌이 울렸다는 건

내가 아프다는 뜻일까.

뜨거운 태양이 도착하지 못한

구름 잔뜩 낀 여름날 아침인데,

싸이렌이 멈춘 뒤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건

노란색 프리지아였다.

오늘은 아무래도

프리지아 꽃을 든 남자처럼

심장박동이 거칠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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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