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2022. 10. 10. 11:53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예수는 주님이시다

(로마서 10:1-15)

 

 1.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우리에게는 평화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평화가 없습니다. 연일 들려오는 뉴스를 들으면, 어떤 긴장감이 몰려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마겟돈(armerggedon/아머게른)’이라는 용어를 쓰며 임박한 핵전쟁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고, 실제로 우크라이나-러시아 간의 전쟁은 더 격렬해지고 있어 푸틴 대통령이 수세에 몰려 핵 버튼을 누를지 모르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러시아나 미국이나 방사선 치료제인 요오드를 대량 구입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2.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위협 속에서 우리들의 일상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조차도 인플레이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비율이 93%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44%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작년보다 30여% 오른 수치랍니다. 이제 정말 어디 나가서 외식하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베트남 쌀국수 한 그릇 먹는 것도 부담입니다. 치솟는 물가 앞에서 우리의 마음은 점점 움츠러들기만 합니다.

 

3. 그뿐만 아닙니다. 각 나라마다 보수와 진보 세력의 극렬한 대립 속에서, 각 나라마다 보수 정권이 들어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 견제하고 협력해서 더 좋은 나라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일은 바람직한 것이지만, 현재 정치 풍토는 그렇지 못합니다. 핵전쟁의 위협과 경제적 불안정, 그리고 정치적 극한 대립 속에서 결국 고통받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사는 게 어려워지면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 보수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포용(embrace)과 베풂(generosity)은 사라지고, 배제(exclusion/discrimination)와 자기챙김(selfishness)만 늘어납니다. 배제와 자기챙김으로 인해 누군가는 차별당하고 버림당하기 마련입니다. 누가 그러한 험한 일을 당하겠습니까? 약자들입니다.

 

4. 이러한 때에 신앙을 갖는다는 것,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 본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가 신앙에 대하여, 그리스도인 됨에 대하여 깊은 묵상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주 쉽게, 신앙을 갖는다는 것을, 배제와 자기챙기에서 소외되지 않고 어려움을 당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쉽게 말하면, 다른 이들이 굶을 때 굶지 않는 것, 다른 이들이 전쟁으로 죽어나갈 때 죽지 않는 것, 다른 이들이 보호받지 못할 때 보호받는 것 등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5. 신앙을 갖는다는 것,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이렇게 이기적인 것이라면, 이 어려운 세상에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신앙인,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신앙인이 된다는 것,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다른 이들이 굶을 때 내가 굶지 않는 것을 감사하는 게 아니라 굶고 있는 자들을 위해서 내가 가진 빵을 나누는 것이겠죠. 다른 이들이 전쟁에 나가서 죽고 있을 때 나는 삶아 있음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멈추어 세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겠죠. 다른 이들이 보호받지 못할 때 나는 안전하다는 것에 감사하는 게 아니라,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신의 안전을 내어놓는 것이겠죠.

 

6. 시대가 어려울수록, 시대가 악할수록, 예배와 기도는 너무도 중요합니다. 악함은 우리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어려운 시대에, 악이 창궐한 시대에 마음을 강퍅하게 하거나 악에 물들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선하신 주님께 나아와 하나님의 선하심을 간구하고, 이 시대의 악함에 물들지 않도록 우리를 하나님께 내어놓는 일입니다. 예배의 자리만큼, 기도의 자리만큼 악에서 먼 자리도 없습니다. 예배의 자리만큼, 기도의 자리만큼 선에게 가까운 자리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시대가 어려울수록, 시대가 악할수록, 예배와 기도의 자리는 너무도 중요합니다.

 

7. 에베소서 2장 14절 이하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이것은 바울 서신에 계속해서 면면히 흐르는 복음의 내용입니다. 로마서에서도 바울은 이것을 줄기차게 전하고 있습니다. 로마교회에서 발생한 문제는 아주 실제적인 문제였습니다. 유대인 그리스도인과 이방인 그리스도인 사이에 생긴 갈등은 보통 갈등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이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보면, ‘원수, 막힌 담’ 등이 있습니다. 원수 같은 사이, 막힌 담이 있어 원수처럼 지내는 사이에 무슨 평화를 바라겠습니까?

 

8. 바울이 전하는 복음은 그 당시 사람들이 들었을 때 코웃음 나오는 말이었습니다. 바울이 전하는 복음은 예수님이 전하는 복음과 다른 게 아니었습니다. 예수님도 그러셨죠. 원수를 사랑하라. 바울도 똑같은 복음을 전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막힌 담을 허물라. 이 복음은 예나 지금이나, 굉장히 전복적입니다. 쉬운 말로, 사람들이 이 말을 들었을 때 코웃음 치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취급받습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남편을 사랑하는 것도 힘든데, 무슨 원수를 사랑합니까? 천사 같던 아이가 청소년기만 되면 천하의 원수가 되는데, 원수를 사랑하는 일이 가당키나 합니까?

 

9. ‘원수, 막힌 담’ 이런 용어는 사람들 간에, 또는 존재들 간에 있는 극한 대립을 말할 때 쓰이는 용어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나라와 나라 사이에, 인간과 자연 사이에, 극한 대립이 있어 서로가 서로에게 악을 저지르고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서로의 목숨을 빼앗는 지옥 같은 일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그러한 악함을 치유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게 바로 복음의 역할입니다. 바울은 로마교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원수, 막힌 담’과 같은 용어를 써야할 극한 갈등을 해결하려면, 로마교회의 구성원들이, 강한 자들이나 약한 자들이나 누구든지, 복음을 더 굳게 붙드는 수밖에 없다고 강변합니다.

 

10. 복음을 붙든다는 것은 예수의 영이 충만해지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예수의 영이 충만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로마서는 믿음에 대해서 엄청난 강조를 합니다. 본문에서도 ‘믿음’이라는 말이 여러 번 등장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은 9절과 10절 말씀입니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 로마교회 사람들에게 구원은 무엇이겠습니까? 천국 가는 것이겠습니까? 그건 너무 구원을 탈맥락화시키는 것입니다. 로마교회의 구원은 강한 자들과 약한 자들 사이에 평화가 내리는 것입니다. 둘이 더 이상 싸우거나 서로를 무시하거나(업신여기거나) 판단하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화평 가운데 거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평화, 그러한 구원이 임하기 위해서 로마교회의 성도들이 해야 할 일은 복음에 더욱 붙들리는 것입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11. 믿음을 갖는다는 것, 복음에 붙들린다는 것, 예수의 영으로 충만해진다는 것은 여전히 신앙인들,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예수의 영(스피릿)이 충만하지 않으면, 예수님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마치 이런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덕에, 지난 주에 많은 학교들이 축제를 벌였습니다. 학교 축제들 가운데 연세대학교의 ‘아카라카를 온누리에’와 고려대학교의 ‘입실렌티’가 유명한데, 그들의 축제가 화제였습니다. 연대생들은 ‘아카라카’를 한 번 참석하고 나면 애교심, 즉 연세의 스피릿이 증가합니다. 고대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실렌티에 참가하고 나면 고대의 스피릿이 증가합니다. 그래서 학교가 지향하는 가치들을 소중히 여기게 되고, 모교를 소중히 여기게 됩니다. 그야말로, 연대 스피릿, 고대 스피릿이 그들 안에 생기는 것입니다. 스피릿이 있고 없고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연대나 고대의 스피릿이 없는 사람은 전혀 감흥이 없습니다. 그러나 스피릿을 가진 사람은 마음 가짐도 다르고 행동도 다릅니다. 

 

12. 바울은 로마교회 성도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예수의 영(스피릿)이 충만하기를 바랐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 스피릿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예수는 주님이시다!”를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로마교회 성도들만의 스피릿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의 스피릿입니다. 우리도 이것을 고백하며 마음 속에서 찌릿찌릿한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다함께 고백해봅시다.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예수는 주님이시다!” 이 땅의 모든 이들이 이 고백을 하면서 마음 속에 찌릿찌릿한 경험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세상이 이처럼 전쟁과 당쟁 속에서 평화를 잃어 서로를 미워하고 죽이고 악한 일을 펼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은 평화이시고, 원수들이 서로 사랑하게 하시는 능력이시며, 막힌 담을 허무시고 둘을 하나 되게 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13.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예수는 주님이시다!”라고 하는 복음의 스피릿을 갖는 것은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스도인 가정이라면, 부부 간의 갈등도 복음 안에서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지혜롭고 선하고 아름다운 일이고, 하나님께 칭찬받는 일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입니다. 부부가 함께 예수의 스피릿, 예수의 영이 충만하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만큼 평화롭고 사랑이 넘치게, 부부 간에 있는 미운 마음이라든지 막힌 담을 허물어낼 수 있는 방법이 이 세상에 어디에 있습니까? (얼마 전 한 남자가 직원이 동료 여직원을 스토킹 하다가 결국 살인을 저지른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아들을 둔 부모들이 반성을 많이 했죠. 우리는 흔히, 딸자식 둔 부모들에게 딸들을 잘 간수하라고 말하지만, 이건 틀린 말이라는 겁니다. 아들을 둔 부모들이 아들 교육을 잘 시켜야 하는 것이죠. 여러가지 구조상, 남자들이 정신 차리고 잘 해야 합니다.)

 

14. 남자들이 잘 해야 합니다. 남편이 잘 해야 합니다. 남자들이 예수의 영이 충만해야 합니다. (물론 여성들도, 아내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남자들이 예수의 영이 충만해야 가정도, 이 사회도 평안합니다. 토요일 새벽기도회에 남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팬데믹 전에는 남자들이 토요일 새벽기도회에 더 많이 나왔는데, 팬데믹 지나면서 풍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회복되면 좋겠습니다. 남자들이 예수의 영이 충만하면, 가정도 평안하고, 교회도 부흥합니다. 사회도 안녕해지고요. 여성분들, 남편들 바가지 긁을 때 돈 많이 벌어오라(술먹지 말라, 골프치지 말라, 게임하지 말라, 정신 좀 차리라)고 바가지 긁지 마시고, 토요일에 교회 가서 기도하라고 바가지를 긁으세요. 아니면, 남편을 데리고 오시던지요.

 

15. 삶이 어려울수록, 세상이 어려울수록, 세상이 악할수록, 신앙인은, 그리스도인은 예배와 기도의 자리에 나와서 예수의 영이 충만하기를 간절히 바라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우리가 구원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마음, 삶, 생명에 예수의 영이 충만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예수는 주님이시다”라는 고백을 할 때, 마음이 뜨거워지길 바랍니다. 바래서 되는 게 아니라,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처럼 우리를 내어 주어, 어려운 시절에 배제와 자기챙김에 휘말려들지 않고, 포용과 베풂(나눔)의 삶을 잃지 않고, 원수를 사랑하며 막힌 담을 허무는,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말씀을 전했습니다. 아멘.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