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과 아볼로: 사역의 상호보완적 역할]
바울과 아볼로는 고린도 교회에서의 사역을 통해 신약 교회 성장에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두 사람의 사역은 각각 개척과 양육의 역할을 맡으며 고린도 교회의 기초를 세우고 그 기초 위에서 교회를 강화시켰습니다. 서로 다른 방식과 배경을 가진 이 두 사람의 만남은 초대 교회에 있어 상징적인 사건으로, 이는 교회의 발전에 있어 다양한 은사와 역할이 필요함을 잘 보여줍니다.
1. 선교 여행의 교차점: 바울의 고린도 사역
바울의 고린도 사역은 그의 제2차 전도여행의 중심지 중 하나였습니다. 고린도는 로마 제국의 아가야 지방 수도로, 다양한 문화와 철학이 융합된 대도시였으며, 상업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곳에서 1년 6개월 동안 사역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 과정에서 하나님께 직접적인 인도하심을 받았습니다. 사도행전 18장 9-10절에서 하나님은 바울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주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이 구절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말씀은 고린도라는 도시에서 바울이 직면한 상황을 반영합니다. 사도행전은 이 장면을 통해 바울이 심리적 압박과 신체적 위험을 동시에 겪었음을 암시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보호하시고 사역을 완수하게 하실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셨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바울은 고린도에서의 사역을 통해 단순한 전도뿐 아니라 교회의 기초를 세우는 사역자로서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바울이 고린도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깎은 행위(행 18:18)는 그가 나실인의 서원을 완수했음을 상징합니다. 민수기 6장에 따르면, 나실인의 서원은 일정 기간 동안 머리를 자르지 않는 것이며, 서원이 끝난 후 머리를 깎는 것은 서원이 성취되었음을 나타냅니다. 이는 바울이 고린도 사역에 대한 특별한 서원을 가지고 있었고, 그 서원을 신실하게 지키며 그곳에서의 사명을 완수했음을 시사합니다.
2. 서원의 의미와 성경적 배경
바울의 서원은 구약 성경에서 나타나는 여러 인물들의 서원과 맥락을 같이합니다. 예를 들어, 야곱은 벧엘에서 형 에서의 분노를 피하며 하나님께 서원을 드리고(창 28:20-22), 한나는 아들을 주시면 그 아들을 나실인으로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서원을 통해 사무엘을 낳았습니다(삼상 1:11). 이러한 서원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거나 중요한 사역을 수행할 때 드리는 헌신의 상징으로 작용했습니다.
서원이 단순한 약속을 넘어서는 깊은 신앙적 헌신의 표현임을 고려할 때, 바울의 서원 역시 고린도 사역에서 그가 느꼈던 깊은 책임감과 사명 의식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서원의 신중함을 강조하는 다른 예로, 입다의 서원이 있습니다(삿 11:30-31). 입다는 암몬 자손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게 해달라는 서원을 드렸으나, 그 결과 딸을 제물로 바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서원이 얼마나 진지한 약속인지를 보여줍니다.
바울은 이러한 서원의 전통을 신실하게 따르며 고린도에서의 사역을 감당했고, 그로 인해 고린도 교회는 그의 헌신과 사역의 열매로 세워졌습니다.
3. 아볼로의 등장: 학자이자 겸손한 사역자
아볼로는 바울의 제2차 전도여행이 끝난 직후 에베소에서 등장합니다. 사도행전 18장 24절은 아볼로를 “말에 능하고 성경에 능통한 자”로 묘사하며, 그는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유대인으로 헬레니즘 문화와 학문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알렉산드리아는 그리스 철학과 유대 신앙이 결합된 도시로, 아볼로는 그곳에서 학문적 깊이를 쌓았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고린도 교회에서 매우 설득력 있는 설교자이자 교사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알렉산드리아는 고대 세계에서 학문과 철학의 중심지로, 헬레니즘과 유대교가 융합된 독특한 종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옮긴 ‘70인역 성경’이 바로 이곳에서 탄생합니다. 아볼로는 이러한 배경을 통해 헬라 문화와 유대 신앙을 모두 깊이 이해한 학자였고, 성경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복음을 가르칠 수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볼로는 처음에 세례 요한의 세례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의 지도를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게 되었습니다(행 18:26). 아볼로가 학문적으로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모르던 것을 겸손히 배우고 받아들인 점은 그의 성품을 잘 보여줍니다. 아볼로는 그 지식을 바탕으로 고린도 교회로 파송되어 사역을 감당하게 되었고, 고린도 교회에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4. 아볼로의 고린도 사역
아볼로는 고린도 교회에서 중요한 사역을 감당했으며, 그가 그곳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쳤는지는 나중에 고린도 교회에 '아볼로파'가 생긴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장에서 교회 내 분파 문제를 다루며 자신과 아볼로 사이의 연합을 강조합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3장 6절에서 자신을 ‘심는 자’로, 아볼로를 ‘물 주는 자’로 묘사하며, 이 둘의 역할이 상호보완적임을 설명합니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잘하게 하셨나니.”
사도행전은 바울의 이 비유를 통해, 초기 교회의 사역이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협력과 헌신으로 가능하다는 중요한 교훈을 강조합니다. 바울은 개척자로서의 역할을 했고, 아볼로는 그 교회를 양육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바울이 씨를 뿌렸다면, 아볼로는 그 씨가 자라도록 물을 준 것입니다. 이러한 협력은 교회의 성장이 단순히 개인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께서 모든 사역을 완성하신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5. 바울과 아볼로의 상호보완적 사역
바울과 아볼로의 사역은 고린도 교회의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바울은 고린도에서 처음으로 교회의 기초를 놓는 사명을 감당했고, 아볼로는 그 교회를 양육하고 더욱 견고하게 세우는 역할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의 사역은 하나님의 뜻 안에서 협력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바울은 불같은 열정과 결단력을 가지고 새로운 지역에 복음을 전파하는 개척자였고, 아볼로는 따뜻한 인내심으로 그 교회를 돌보고 양육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사도행전은 이러한 바울과 아볼로의 관계를 통해, 교회의 성장에는 다양한 은사와 역할이 필요하며, 그 모든 역할이 조화를 이룰 때 하나님 나라가 확장된다고 강조합니다.
고린도 교회는 바울과 아볼로의 헌신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상호보완적 역할은 오늘날 교회에서 여러 교우들이 각기 다른 은사와 사명을 가지고 협력하는 방식에 대한 중요한 모델을 제공합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3장 7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잘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
이 말씀은 바울과 아볼로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그들의 사역이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것임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바울과 아볼로의 사역은 고린도 교회를 세우고 양육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상호보완적 협력의 상징입니다. 바울은 교회의 기초를 놓는 사명을 감당했고, 아볼로는 그 교회를 양육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들의 사역은 오늘날 교회에 있어 다양한 은사와 역할이 필요함을 일깨워 주며,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각각의 은사가 연합할 때 교회가 온전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바울과 아볼로의 사역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그들의 각기 다른 역할을 통해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나라는 다양한 사람들의 헌신과 협력을 통해 이 땅에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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