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녕. 안녕.
우리는 만나고 있지만
실은 만나지 못하고 있어.
차가운 암흑이 짙게 깔려서 그런 게 아니라
오히려 찬란한 햇살에 눈이 부셔서야.
불태워보려고 아무리 애써 보지만
장작에 불이 붙지 않는 이유는
너와 나만이 가지고 있는 성냥이
발화되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야.
나는 눈을 뜬 채로 꿈을 꿔.
지붕을 뜯어내고 하늘로 올라가는 꿈.
거기엔 적막과 고립이 존재하는데
은하수랑 가까워서 그런지
오히려 푸르고 애잔하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태초부터 불가능한 일은
뼈 안 속으로 꽁꽁 숨어버린 것일까.
뼈가 아프다.
긁어보지만 살갗만 붓는다.
아무리 주물러보아도
시원해지지 않는 내 뼈들은
가능성의 세상을 그리워하며 말라가고 있어.
우리에게 구원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불가능 그 자체 일거야.
일곱개의 색깔로 구원을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의 구원은 무지개라는 이름을 차마 붙일 수 없는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불가능한 색깔일 테니까.
오늘부터 나는 너를 만나지 않으려고 해.
그게 내가 너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아.
우리 안녕은 세 번만 외치자.
그게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주문이라고 믿자.
안녕. 안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