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로밀의 질문
야로밀이 물었다.
"네 안에는 어떤 세계가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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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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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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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돈이 얼마나 있는지 묻는 사람은 있었어도 내 안에 어떤 세계가 있는지 묻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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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로밀이 말했다.
"너는 불쌍한 아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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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나는 나를 불쌍하다고 여겨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날 이후로 나는 내 안에 어떤 세계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 안에 있는 세계 대한 목마름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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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바깥 세상은 네 안에 있는 세계에 비하면 누추하고 재미없단다. 네가 만약 네 안에 있는 세계를 발견하고 나면 이 바깥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서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할거란다. 네 안에 있는 세계 이외의 세계는 모두 신기루란다."
야로밀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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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세계, 불쌍한 아이, 신기루.. 알 수 없는 말들..
내 안에는 어떤 세계가 있을까.
목마르다.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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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렀다.
내 안의 세계에 대한 목마름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어느 날 문득 바라본
거울에 비친 내 눈은 목마른 눈빛이 아니라
여전히 바깥 세상에서 그러던 것처럼
내 안의 세계를 염탐질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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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아득하고,
탐욕은 끝이 없다.
삶은 이렇게 신기루로 끝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