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그림을 봤다
고흐의 그림을 봤다
거기에 사람이 누워 있다
그 사람에게서 물감이 솟아난다
어떤 것은 하늘 색이고
어떤 것은 별 색이고
어떤 것은 나무 색이다
어떤 것은 밝은 색이고
어떤 것은 어둔 색이고
어떤 것은 희미한 색이다
그 사람의 표정이 밝으면
그 사람에게서 솟아나는 물감은
해바라기 꽃이 되고
그 사람의 표정이 어두우면
그 사람에게서 솟아나는 물감은
별이 빛나는 밤이 된다
고흐의 그림에서 사람을 봤다
이제 보니 고흐는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 사람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슬프지만 따스하다
그래서 고흐의 그림은
찬란한 휴머니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