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6. 4. 7. 00:10

고흐의 그림을 봤다

 

고흐의 그림을 봤다

거기에 사람이 누워 있다

그 사람에게서 물감이 솟아난다

어떤 것은 하늘 색이고

어떤 것은 별 색이고

어떤 것은 나무 색이다

어떤 것은 밝은 색이고

어떤 것은 어둔 색이고

어떤 것은 희미한 색이다

그 사람의 표정이 밝으면

그 사람에게서 솟아나는 물감은

해바라기 꽃이 되고

그 사람의 표정이 어두우면

그 사람에게서 솟아나는 물감은

별이 빛나는 밤이 된다

고흐의 그림에서 사람을 봤다

이제 보니 고흐는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 사람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슬프지만 따스하다

그래서 고흐의 그림은

찬란한 휴머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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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