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어
나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어
별빛도 좋고
달빛도 좋고
햇빛도 좋아
이건 너무 거창한가
그럼
창문에 나부끼는 별 그림자
출렁이는 강물에 새겨지는 달 그림자
버즘나무 밑으로 스며드는 해 그림자
이런 게 되어도 좋아
그림자도 빛이니까
이런 것도 거창하다면
반딧불이 빛이 되면 어때
아이들의 오그린 손바닥만한 빛이지만
한 여름 밤을 다 채우고도 남을 만큼
낭만적이잖아
다만
눈빛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만나본 세상의 모든 눈빛은
슬펐어
빛이 슬프면 안 되잖아
빛은 희망이어야 되잖아
나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