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날개야.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미쓰꼬시 백화점 옥상에서 한 남자가 외쳤다.
드넓은 툰드라 지역,
그곳에 사는 동물들은 그곳의 혹독한 겨울을 피할 수 없어
온몸으로 그 혹독함을 이겨낸다.
처절하다.
그 처절함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 한 종의 동물만이 그 혹독함을 피한다.
바로 새.
다른 동물들은 짧은 다리로 드넓은 툰드라를 벗어날 수 없어
그곳에 적응해 산다.
그러나 새는 드넓은 툰드라 지역을 벗어나게 해 주는
날개를 가졌다.
날개야. 돋아라. 날자 날자.
날 수 있는 새만이 혹독한 겨울을
혹독하지 않게 벗어날 수 있다.
지루한 일상의 툰드라에서 벗어나고 싶은 자,
날개를 달을지어다.
고단한 일상의 툰드라에서 벗어나고 싶은 자,
미쓰꼬시 백화점 옥상에 오를지어다.
날개가 돋아 오르는 자만이
탈출할 수 있으리라.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
날갯죽지가 간지러워,
난 지금 미쓰꼬시 백화점 옥상으로 간다.
날개야.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