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심장
섞었다고
잘라내야 한다고
도끼를 갖다 댄 가엾은 나무에
둥지를 튼
절박한 새
봄이 오면
나무 등짝 한 가운데 난
도끼 자국에서
푸른 싹 돋아날 거라는
직감
탄식
오오 하늘이여
생명을 우습게 본 자
생명을 내팽개친 자
자기 손으로
얼굴을 가리게 하소서
바람을 일으킬까봐
숨죽인 심장
생명의 자맥질 멈출 수 없어
복종의 이름표 달고
뛴다
타 들어간다
아아 만날 것이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이른 새벽
샛별과 반달이 입맞춤 하는 날
절박한 새의 심장은
동 터 오는 허공 속에서
급히 오는 새날을 만날 것이다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날 (1) | 2017.06.27 |
---|---|
나는 불을 마저 켠다 (1) | 2017.03.31 |
희망 (0) | 2017.02.22 |
그리고, 비가 왔다 (0) | 2016.12.17 |
시간 (0) | 2016.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