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와 신앙2012. 12. 31. 07:25

양금택목(良禽擇木): 현명한 새는 좋은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친다 / 현명한 사람은 자기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을 가려서 섬긴다

 

춘추 시대, 유가(儒家)의 비조(鼻祖)인 공자가 치국(治國)의 도를 유세(遊說)하기 위해 위()나라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공문자(孔文子)가 대숙질(大叔疾)을 공격하기 위해 공자에게 상의하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사 지내는 일에 대해선 배운 일이 있습니다만, 전쟁에 대해선 전혀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 자리를 물러 나온 공자는 제자에게 서둘러 수레에 말을 매라고 일렀습니다. 제자가 그 까닭을 묻자 공자는 '한시라도 빨리 위나라를 떠나야겠다'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현명한 새는 좋은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친다[良禽擇木]고 했다. 마찬가지로 신하가 되려면 마땅히 훌륭한 군주를 가려서 섬겨야 하느니라." 이 말을 전해들은 공문자는 황급히 객사로 달려와 공자의 귀국을 만류했습니다. "나는 결코 딴 뜻이 있어서 물었던 것이 아니오. 다만 위나라의 대사에 대해 물어 보고 싶었을 뿐이니 언짢게 생각 말고 좀더 머물도록 하시오." 공자는 기분이 풀리어 위나라에 머물려고 했으나 때마침 노()나라에서 사람이 찾아와 귀국을 간청했습니다. 그래서 고국을 떠난 지 오래인 공자는 노구(老軀)에 스미는 고향 생각에 사로잡혀 서둘러 노나라로 돌아갔습니다. - 춘추좌씨전

 

옛말에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자나 여자나,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법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과 골라 사귀고, 자기 마음에 맞는 사람과 일을 도모합니다. 그 이상 나아가지 못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나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는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이것 또한 인간이 지니고 있는 죄성(罪性)이겠지요.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이와 다릅니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5:8). 여기서 우리가 죄인 되었다는 말은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에 들지 않고, 하나님의 마음과도 맞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을 멀리 떠났고, 하나님을 오히려 미워했습니다. 그 사건이 바로 십자가 사건입니다.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하나님이었던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아 오히려 십자가에 달려 죽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 피조물을 향한 하나님의 깊으신 사랑이라는 것을 그 당시 사람들을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사랑이었다는 것을 알아본 것은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 그들을 따르던 몇몇 제자들뿐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서 드디어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자신들을 사랑하시는지! 그래서 그때부터 제자들은 그리스도라고 하는 나무에 둥지를 틉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라고 하는 나무에 둥지를 트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일이라고 힘껏 전합니다.

 

우리의 재능을 진심으로 알아주는 분은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없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우리의 재능을 알아준다기 보다, 그 재능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맙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이로움을 위해서 우리들을 이용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기 자신을 내어 놓으십니다. 그 사랑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라도 애절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어디에 둥지를 틀어야 할지 분명한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우리를 위하여 죽으셔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하신 그리스도는 우리 존재의 둥지를 틀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고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지 모릅니다. 얼마나 현명한 존재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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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