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아픈 귀,
만지면 고장 날 것 같다
차마 손바닥을 갖다 대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눈은 손가락에 갇힌다
구름이 지나며
비웃음을 뿌린다
이 세상에 괜히 왔다
누구든지,
나무에 오르면
떨어지는 관성을 잊는다
바람이 콧등을 살짝 건드린다
분노는 심장을 뚫고
머리카락의 최전방까지 돌진한다
나뭇잎이 한가롭게 떨어진다
말 걸기도 힘든 노인네가
젓가락처럼 서 있다
세발 자전거를 탄 아이가
전속력으로 달려간다
눈과 눈이 마주치는 곳에서
기억이 탄생한다
노을이 새털구름에 스민다
손바닥에서 자꾸 아픈 소리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