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와 교회

 

요한계시록 12장의 여자와 용 이야기는 이 세상에서 교회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언어다.

 

아이는 탄생하여 광야로 도망한다. 그곳은 하나님이 예비해 두신 피난처이다. 광야는 출애굽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광야는 하나님의 보호와 임재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고, 믿음의 싸움 없이는 머무를 수 없는 곳이다.

 

교회는 예수를 따라 광야로 나가, 그곳에서 철저히 하나님의 양육을 받으면서 생존해야 한다. 하나님의 양육은 광야에서의 유일한 생존 방법이다.

 

교회는 때로 이러한 유일한 생존 방식을 잊어버곤 한다. 교회가 광야에 있지 않고 고기와 밥을 주는 애굽으로 되돌아 갔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로 이사 온 후 가장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는 도처에 광야가 널려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LA로 가는 5번 고속도로를 타면 끝없이 펼쳐지는 광야의 길이 참 좋다. 엔젤스캠프로 가는 길에 만나는 광야도 참 좋다.

 

그런 물리적인 광야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삶은 그 자체로 광야다. 삶의 자리가 광야인 것을 영안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광야인 것이 보이는 사람은 복 있는 사람이다. 광야인 것이 보이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하여 다른 것에 매달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볼 수 있다.

 

하나님은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시고,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신다. 반석에서 물을 내어 마시게 하신다. 이게 보이면 사는 것이고, 이게 보이지 않으면 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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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