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20. 2. 10. 10:19

백만개의 미소

 

백만개의 미소

탈출하지 못한 자의 절망

바람의 무심한 마음은

먼지에게 전이되어

땅바닥만 쓸쓸하게 만들고 있다

 

레드우드(Redwood)의 몸 가장 높은 곳에 난 손가락이

땅바닥의 존재들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이런 날은 흐리거나 비가 와 줘야 하는데

하늘이 너무 맑아

레드우드의 손가락이 만들어 내는 저주를 눈치 채는

땅바닥의 존재는 아무도 없다

 

해가 뜬지 세 시간이나 지났는데도

꺼질 줄 모르는 등불은

어제를 그리워하는 것인지

내일을 기다리는 것인지 모르게

쏟아지는 햇살을 비켜가고 있다

 

아이야,

손가락을 좀 치워주렴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저주는

저주가 아니라 웃음거리일 뿐이야

 

레드우드가 손가락을 치울 때

그 사이로 쏟아지는

백만개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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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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