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과 온유]
신앙의 핵심은 '순종'에 있다. 순종은 '하나님을 향해 살아가려는' 생명의 결단이다.
하나님에게 순종하려는 이유는 하나님을 향해 살아가려는 삶이 참된 삶이고 참된 생명을 누리를 수 있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순종하려는 신앙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덕목이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온유(meekness)가 아닌가 싶다.
온유(meekness)는 참 신비한 성품이다. 끝까지(죽기까지) 순종하겠다는 다짐이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온유'의 뜻은 '의로운(righteous), 겸손한(humble), 가르침에 열려 있는 마음(teachable), 그리고 고통 가운데 있으면서도 인내할 줄 아는 능력(patient under suffering)과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하여 기나긴 고난을 기꺼이 감수하는(long suffering willing to follow gospel teachings) 성품을 가리킨다.
한 마디로, 온유란 '한 방향으로 오랫동안 순종하는 성품'을 가리킨다. 여기서 한 방향이란 '하나님을 향해 살아가려는' 신앙의 삶을 말한다.
산상수훈에서 주님께서 온유한 자에게 어떠한 복이 임하게 되는지 이렇게 말씀하셨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요!"(마 5:5)
땅을 기업으로 받기 위해서 순종하며 온유한 자로 살지는 않겠지만, 온유한 자가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는 말씀은 참으로 애처롭고 감사하다.
현실의 삶에서 온유한 자로 살아가는 일은 오히려 땅을 빼앗기는 것과 같다. 성경에서 대표적으로 온유한 사람은 '이삭(Isaac)'이다. 이삭은 척박한 브엘세바 땅에 살아가며 우물을 팔 때마다 모두 빼앗겼다. 그러나 그의 온유한 성품은 자손들에게 '땅을 기업'으로 얻게 되는 복을 안겨주었다.
땅은 하나님의 것이다.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는 뜻은 하나님이 하나님의 것을 온유한 자에게 내어주면서까지 그를 지키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향하여 오랫동안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니, 하나님이 그의 삶을 책임져 주시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순종과 온유는 신앙인에게서 볼 수 있는 신비로움이다. 이 신비 안에서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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