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그리스도, 부활, 생각

 

안셀름 그륀의 <축복>이라는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문장을 발견했다. “아침이면 그리스도인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생각합니다”(8). 아침, 그리스도, 부활, 생각이라는 네 개의 단어로 된 문장이지만, 이 단어들이 가리키고 있는 세계는 참으로 크고 깊다.

 

한국 교회의 독특한 문화는 새벽기도.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해 뜨기 전 교회당에 모여 저마다의 소망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기도한다. 그러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러한 행동을 신학적으로 살피지 않는다. 그저 신앙인으로서 해야 할 의무 정도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신앙의 깊이에 대한 잣대라고 생각한다.

 

성경은 자주 빛이라는 그림언어를 써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표현한다. 특별히 요한복음은 말씀과 빛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스도를 성육신한 말씀으로, 어두운 이 땅에 임한 빛으로 소개한다. 기독교는 이 세상의 것으로 세상 너머에 있는 실재를 설명할 수 밖에 없다 보니,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자연스럽게 그리스도와 연관시킨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크리스마스다. 로마인들이 섬기던 태양신의 날, 1225일이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지정된 것이다. 이처럼 그리스도인들의 가슴에 그리스도는 빛으로 오셨다는 믿음이 각인되어 있다.

 

떠오르는 태양은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그리스도인이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는 이유는 공적을 쌓거나 복을 빌기 위함이 아니라,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생각하며 새롭게 주어진 하루를 그분의 제자로서 세상의 빛으로 살기 위함이다. 예수님은 십자가 처형으로 칠흙 같은 어둠에 떨어지셨지만, 하나님 아버지에 의해서 다시 살아나셨다. 사망이라는 어둠을 이기시고, 빛으로 부활하셨다.

 

아침마다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묵상할 줄 아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그의 삶 가운데 임하는 어떠한 어둠도 그들을 덮지 못할 것이며, 하나님께서 그 어둠을 물리쳐 주실 거라는 믿음 가운데 하루를 희망차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대, 그리스도인인가? 그렇다면, 아침마다 이불 속에서 잠과 씨름하지 말고, 일찍 일어나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며 그리스도의 부활을 생각하라. 그러면 그대의 삶에 이 비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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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