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구름
8월의 끝자락,
표정 없이 부는 바람을 따라
눈을 들어 바라본 하늘,
8월의 구름은 슬프다
누군가의 여름이 가고 있다고
아주 뜨거웠다고
그러나 흔적조차 사라질 거라고,
8월의 구름은 체념에 홀린 듯
해지는 지평선 너머 어디론가
영영 흘러간다
떠나며 그가 남겨 놓은
색 바랜 나뭇잎 한 장
시들은 꽃잎 두 장
그리고 식어버린 바람
이제,
또 다른 전설이 시작될 거라고
빨갛게 물든 석양이
심장을 쓰다듬을 때
나는 우두커니 서쪽 하늘을 바라보다
그가 남긴
한 장의 나뭇잎과 두 장의 꽃잎을
식어버린 바람에 날리며
뜨거웠던 태양을 향해
심장을 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