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이란 무엇인가?

 

구원이란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것 자체이다. 그러나 우리는 보통 구원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세상의 불의와 고통으로부터 '휴거'되듯이 쏙 빠져나와 어디 평안이 넘치는 곳으로 옮겨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구원이란 그런 것이 아니다. 구원이란 불의와 고통이 넘치는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임하면 우리는 이 세상의 불의와 고통에 맞서게 된다. 그것으로부터 도피하려고 마음 먹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들과 맞서 그것을 이겨내고,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불의와 악을 몰아내고 승리할 것을 믿고 죽기까지 나아가게 된다.

 

예수의 핵심 사상은 '하나님 나라'이다.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막 1:15). 그가 고난 받고 십자가 위에서 죽고 부활하신 이유는 하나님 나라를 이 불의하고 악한 세상에 가져오기 위해서다. 반대가 아니다. 예수가 고난 당하고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신 이유는 우리를 이 불의하고 악한 세상에서 쏙 빼내어 우리를 평안이 넘치는 어떤 곳(천국)으로 옮겨 가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가 두발 딛고 서 있는 이 세상, 이 지구, 이 우주가 아무리 불의하고 악이 넘친다고 해도, 하나님은 이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신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이 세상을 지으시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선포하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자기의 피조물을 포기하지 않으신다. 자기를 버려 피조물을 구원하신다. 하나님 나라를 이 불의하고 악이 판치는 세상에 오게 하신다.

 

구원 받는다는 것,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이 불의한 세상, 악이 판 치는 세상으로부터 상관 없는 듯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이 세상에 임할 수 있도록 예수 그리스도처럼 고난 당하고 십자가를 지고 부활을 믿으며 죽기까지 이 세상의 불의와 악과 맞서 싸우는 것이다.

 

구원이란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 땅 위에 임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무리들, 즉 그리스도인들을 통해서 지금도 이 땅 위에 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고 매일 앞으로 나아간다.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를 외치며 나아간다. 구원 받은 자는, 그리스도인은 선한 일을 하다 낙담하지 않는다. 악을 선으로 이긴다. 우리는 부활을 믿고, 최후 승리를 믿는다.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