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2. 12. 2. 22:59

기억에 대한 나의 몫

 

언뜻보면 탈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작은 덩치를 가진 화물차 한 대가

제몸을 불사르고 있었다

 

가스차랴 가까이 가지 말아유

 

부근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인부 한 명이

그곳을 지나가려하는 제지하며

겁을 주었다

이내 차들은 낭패다 싶은지 지나가지 못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었다

하나 둘 불구경 나온 사람들로

주위는 웅성웅성 댔고, 잠시후

그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르며

어디에선가 싸이렌을 켠 불자동차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왔다

 

진화는 어렵지 않게 끝이 났다 그리고

무슨 기대를 품었었는지는 몰라도

아쉽다는 듯이

사람들은 제갈길로 향했다

잠시동안

더딘 차량의 행렬이 그 상황을

말해주고 있을뿐 그 누구도 더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 듯했다

나중에 다른 사람을 만나

지나가는 화제話題 그 화재火災

끄집어 낼지 말지는

그것을 본 사람들의 몫이겠지만

나는

나의 몫만큼 그때의 기억을 여기에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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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