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대한 나의 몫
언뜻보면 탈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작은 덩치를 가진 화물차 한 대가
제몸을 불사르고 있었다
가스차랴 가까이 가지 말아유
부근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인부 한 명이
그곳을 지나가려하는 車를 제지하며
겁을 주었다
이내 차들은 낭패다 싶은지 지나가지 못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었다
하나 둘 불구경 나온 사람들로
주위는 웅성웅성 댔고, 잠시후
그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르며
어디에선가 싸이렌을 켠 불자동차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왔다
진화는 어렵지 않게 끝이 났다 그리고
무슨 기대를 품었었는지는 몰라도
아쉽다는 듯이
사람들은 제갈길로 향했다
잠시동안
더딘 차량의 행렬이 그 상황을
말해주고 있을뿐 그 누구도 더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 듯했다
나중에 다른 사람을 만나
지나가는 화제話題로 그 화재火災를
끄집어 낼지 말지는
그것을 본 사람들의 몫이겠지만
나는
나의 몫만큼 그때의 기억을 여기에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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