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아줌마
두 시간에 한 번씩 시내버스 드나들던 시절
생선 아줌마 머리에 생선 이고
생선 팔러 오시면
엄마는 늘 생선 아줌마에게서 생선을 샀다
새마을 운동이다 산업화다 해서
도시가 개발되고 대중교통이 발달되고 나니
생선 아줌마는 더 이상 머리에 생선을 이고 다니지 않고
아예 말죽거리 한 구석에 노점상을 차리셨다
시내버스 타고 말죽거리로 시장 보러 다니신 엄마는
다른 것은 몰라도 생선은 꼭 그 아줌마에게서 샀다
생선 아줌마가 내다파는 생선이 물 좋다고 하시며
그러기를 20여 년
어느새 생선 아줌마도 늙고 우리 엄마도 늙고
어느 날 생선 사러 갔던 엄마는
생선 아줌마 아들이 장가 간다는 청첩장을 들고 오셨다
생선 팔아 두 아들 대학까지 보내시고
이제 아들이 결혼까지 한단다
그것도 인연이라고
생선 아줌마에게 받은 청첩장을 들고
엄마는 곱게 차려 입고 결혼식장에 다녀오셨다
그간 물 좋은 생선으로 비린내 나게 맺어진 우정인양
두둑하게 부조扶助하고 오셨단다
그래도 내가
그렇게 인정머리 없는 인간이 아닌 것을 보면
엄마를 닮은 게 분명하다
생선 아줌마의 허리도
고등어처럼 휘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