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1. 4. 5. 12:21

비와 벌

 

처마 밑을 맴돌던 벌 한 마리가

주저 앉다 말고 갑자기

빗속으로 뛰어 들었다

 

왜 그랬을까?

나는 곤충심리학자가 아니라서 잘 모른다

 

다만 빗속에서 비 맞고 돌아다녔다고

나처럼 그 벌도 엄마한테 혼날까봐

그것이 걱정된다

 

빗속으로 뛰어드는 벌을 보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

나도 앞뒤 가리지 않고 빗속으로 뛰어들고 싶다

 

비를 흠-뻑 맞고 집에 돌아와

엄마한테 혼나고 싶다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꼽  (3) 2011.04.15
우면산  (0) 2011.04.15
엄마의 젖가슴  (1) 2011.04.10
뜨레비 분수  (0) 2011.04.07
떼르미니 역 거지  (1) 2010.12.09
Posted by 장준식